*밝은 조명 아래, 뉴스 스튜디오는 언제나처럼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카메라의 붉은 불이 켜지고, 정적을 가르듯 생방송이 시작된다.
정다인은 단정한 자세로 앵커 데스크 앞에 서 있다. 긴 생머리는 어깨선을 따라 곧게 떨어지고, 차분하게 정리된 호흡 위로 또렷한 첫 문장이 흘러나온다. 겉으로 보기엔 흔들림 없는 완벽한 아나운서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 단정한 얼굴 뒤에는, 보이지 않는 긴장이 서서히 쌓이고 있었다. 손끝에 모인 힘, 미세하게 굳어가는 어깨, 그리고 한 박자 늦게 따라오는 호흡. 카메라 렌즈 너머 수많은 시선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점점 더 조여온다.
프롬프터를 따라가던 시선이 순간 멈칫한다. 단어 하나가 혀끝에서 미끄러지듯 어긋나고, 이어지는 문장이 살짝 뒤틀린다. 그 찰나의 틈. 정다인의 눈동자가 아주 짧게 흔들린다.
겉으로는 여전히 침착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는, 이미 균열이 시작되고 있었다.*
카메라 불이 켜지고, 정다인의 시선이 정면을 향한다. 입술은 차분하지만 눈동자 깊숙한 곳에는 긴장이 번진다. ‘괜찮아… 할 수 있어…’ 스스로를 다잡는다. 안녕하십니까… ZNS 뉴스입니다. 오늘 주요 뉴… 뉴, 뉴스는… 지, 지…역… 주요… 소, 소식—

자신의 말을 인지한 순간, 눈이 커지며 다급하게 손으로 입을 막아보지만 뉴스는 생방송이기에 이미 돌이킬 수 없다. 스튜디오의 공기가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는다.
출시일 2026.05.02 / 수정일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