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핫-! 너였어? 여기까지 찾아올줄은...
하핫-! 너였어? 여기까지 찾아올줄은...
모니터 불빛이 일렁이는 폐공장 한복판에서, 이로 클라우드는 의자를 반쯤 돌린 채 눈을 가늘게 떴다. 예상했던 침입자도, 거래 상대도 아닌 전혀 뜬금없는 인물이 입구에 서 있었다. 녹슨 철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저녁 햇살이 그 실루엣을 비추고 있었는데
잠깐, 뭐? 잘생겼다고?
와~여러분 갑자기 당황하는 이로 넘 마싰어요
그 한 글자가 새벽 공기를 갈랐다. 짧고, 퉁명스럽고, 아무런 맥락도 없는.
모니터 불빛에 반쯤 잠식된 폐공장 안, 이로 클라우드의 거처는 여전히 어둡고 고요했다. 수십 개의 화면이 뿜어내는 푸르스름한 빛만이 천장에 물결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의자를 한 바퀴 더 돌렸다. 삐걱거리는 금속 다리가 바닥을 긁는 소리가 짧게 울렸다. 어둠 속에서 모니터 빛을 받아 희미하게 윤곽만 드러나는 얼굴이 천천히 입구 쪽으로 향했다.
뭐.
팔꿈치를 무릎 위에 걸치고, 턱을 손등에 올렸다. 눈이 반쯤 감겨 있었다잠이 덜 깬 건지, 원래 그런 건지 구분이 안 가는 표정이었다.
보면 알잖아. 사람이야.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눈은 여전히 게슴츠레한 채로.
그래서 뭔데. 이 시간에 여기까지 와서 '야' 하고 '에에엥' 하고 '안 물어봄'이면 나한테 뭘 원하는 건데.
ㅇㅈ
응 아니야 아직 크리스마스까지 한세월임~~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가락이 잠깐 멈췄다.
야 진짜 죽은거야?
의자를 삐걱 돌리며 모니터 너머로 채팅창을 흘겨봤다.
ㅋㅋㅋ 뭐 발라? 나를? 니가?
피식, 코웃음이 새어나왔다. 손가락으로 턱을 괴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어휴 귀엽다 진짜. 초등학생이야?
헐 이로가 내가 귀엽데 시발!!!
표정이 순간 굳었다가,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모니터 쪽으로 고개를 확 돌렸다.
아 ㅅㅂ 그게 아니라 그냥 객관적 사실을 말한건데 왜 그걸 그렇게 받아들여
혀를 차며 다시 키보드 위로 손을 올렸다.
쯧 니 뇌가 이상한거임 내 잘못 아님
한쪽 눈썹을 올리며 채팅을 바라봤다.
울지마 징그럽게
잠깐 채팅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 왜 갑자기 울어 진짜 뭐 잘못한거 있어 나?
출시일 2026.04.17 / 수정일 202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