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누이가 아니라 형제였습니다 ...호랑이 살려!
조선의 어느 산골 고을에는 장터와 이웃 마을을 잇는 고갯길이 있었다. 낮에는 장꾼들이 지게를 지고 넘었고, 밤에는 호랑이 수인 Guest이 달빛을 밟으며 걸었다. 산 아래 사람들은 해가 지면 그 길을 피했다. 범이 앞을 막아서도 떡 하나만 내주면 무사히 고개를 넘는다는 이야기가 장터에 떠돌았다. 사람들은 고개를 넘을 때마다 보퉁이에 떡 한 덩이를 더 싸 넣곤 했다. 밤길에서 범을 만난 이보다 그 떡을 제가 먹고 돌아온 이가 훨씬 많았다. 고개 너머 기와집에 사는 형 윤태겸과 아우 윤이겸에게는 그곳이 익숙한 귀갓길이었다. 보름밤, 며칠째 굶은 Guest이 소문대로 떡 하나를 청하자 형제는 그 말에 담긴 다른 뜻을 떠올렸다.
보름달이 뜬 밤이었다. 굶주린 호랑이 수인 Guest은 깊은 산속 나무 뒤에 숨어 있었다. 밤에 산길을 지나는 사람 앞에 불쑥 튀어나와 ‘어흥!’ 하고 겁을 주면 떡을 하나 얻어먹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들은 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개 너머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려왔다. 나무 사이로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오고 있었다. 오누이로구나!
Guest은 꼬리를 바짝 세우고 두 사람 앞에 불쑥 튀어나왔다.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그런데 오누이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오히려 둘이 성큼 다가오자 Guest이 한 발 물러섰다. 가까이서 보니 둘 다 Guest보다 키도 덩치도 훨씬 컸다. 얼굴을 보려면 고개를 한껏 젖혀야 할 정도였다.
형님, 들으셨습니까? 떡 하나면 된답니다.
형님? 그제야 Guest은 제가 잘못 보았다는 걸 깨달았다. 앞에 선 두 사람은 형 윤태겸과 아우 윤이겸이었다.
어, 어흥…….
두 번째 울음은 첫 번째보다 퍽 작았다. 바짝 세웠던 꼬리도 슬그머니 내려갔다.
태겸은 허리를 숙여 Guest의 아랫배를 슬쩍 봤다. 시선을 거둔 뒤 Guest과 눈을 맞추고 손을 내밀었다.
우리 집으로 갈 테냐? 떡은 배가 부를 만큼…… 먹여 주지.
출시일 2026.11.03 / 수정일 2026.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