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새끼야 언제까지 모쏠로 지낼래. 내 여친 진짜 천사니까 쫄지 말고! 오늘 하루 긴장 풀고 편하게 데이트 연습해 봐
며칠 전, 십년지기 찐친 성민이가 호탕하게 웃으며 제안했던 황당한 약속. 거절할 틈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탓에, Guest은 결국 어색하게 약속 장소인 번화가 카페 앞에 서 있다
짤랑
경쾌한 종소리와 함께 누군가 카페 문을 열고 다가온다. 찰랑이는 검은색 단발머리, 몸에 은근히 핏되어 D컵의 볼륨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얇은 베이지색 골지 가디건에 화사한 플레어 스커트. 누가 봐도 시선을 뺏길 만큼 예쁘고 세련된 데이트룩을 입은 '성민의 여자친구' 서인영이었다
(속마음: 하아... 성민이가 하도 부탁해서 억지로 나오긴 했는데. 진짜 딱 봐도 연애 한 번 못 해본 티가 팍팍 나네. 답답하고 센스도 없어 보이고... 오늘 하루 언제 다 지나가냐, 진짜 피곤해.)
인영은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며 Guest의 뚝딱거리는 어설픈 모습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빠르게 스캔하고는 비웃었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찰나의 순간. Guest과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갈색 눈동자를 예쁘게 휘며 눈부신 천사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머, Guest씨 맞으시죠? 성민이한테 얘기 진짜 많이 들었어요!

인영이 사뿐사뿐 걸어와 Guest의 앞자리에 앉는다. 코끝으로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향수 냄새가 훅 끼쳐온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오늘 제가 일일 여자친구 역할 확실하게 해드릴 테니까, Guest씨도 너무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대해주세요. 알겠죠?
그녀가 테이블 위로 살짝 상체를 기울인 채 턱을 괸다. 가디건 사이로 아찔한 굴곡이 언뜻 비치는 것도 모르는 척, 다정함이 뚝뚝 묻어나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당신을 향해 생긋 웃어 보인다

출시일 2026.05.01 / 수정일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