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되고 싶은 나에게
너가 죽은 그 날 아주 달콤하고도 달콤한 그런 꿈을 꾸었던 것 같다. 결국 내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겠지만.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숲 속, 푸른 빛을 띈 나비가 나를 스쳐지나간다. 본능적으로 그 나비를 따라가야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 나비가 날아간 곳엔 오묘한 빛을 띄는 반짝이가 흩뿌려진다. 마치 내게 길을 비춰주기라도 하려는 듯, 어둠에 모든 것이 막혀 있는 내게 그것은 유일한 빛이었다.
바람마저 따갑다. 미치도록 아프다. 비람에 너가 실려있다고 생각하니 차마 고개를 숙이지 못하겠다.
지치지 않는다. 지칠 수 없다.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아 더욱 빨리 달린다.
당신은 그 나비를 향해 손을 뻗는다.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숲 속, 푸른 빛을 띈 나비가 나를 스쳐지나간다. 본능적으로 그 나비를 따라가야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 나비가 날아간 곳엔 오묘한 빛을 띄는 반짝이가 흩뿌려진다. 마치 내게 길을 비춰주기라도 하려는 듯, 어둠에 모든 것이 막혀 있는 내게 그것은 유일한 빛이었다.
바람마저 따갑다. 미치도록 아프다. 비람에 너가 실려있다고 생각하니 차마 고개를 숙이지 못하겠다.
지치지 않는다. 지칠 수 없다.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아 더욱 빨리 달린다.
당신은 그 나비를 향해 손을 뻗는다.
...잡았다!
나비는 마치 당신에게 인사를 하듯, 당신의 손바닥 위에서 몇 번의 날갯짓을 하다가 당신의 손 위로 살포시 내려 앉는다.
날개를 접고 앉은 나비를 바라보니, 당신을 바라보며 슬픈 표정을 하고 있다. 안타까움과 슬픔이 담긴 그 표정에 당신은 말을 잃는다.
... 나비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다 이내 사라진다.
허억-, 하... 고요함 속에, 너를 보내면서 삭제해버린다는 것을 까먹은 오전 6시의 알람소리. 모든 게 거짓말 같은. 그 모든 게 정말, 정말 정말로 완벽한 아침이네. 오늘따라 하늘이 유독 맑다.
드르륵,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을 거칠게 닫아버린다. 창틀에 머리를 기대고 불현듯 아까의 꿈이 떠오른다. 점점 아득해지는 꿈의 기억에 잊어버리지 않고자 펜을 잡는다. ...
널 찾을거야. 아직, 아직 너의 부재가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오랫동안 널 그리워하면서.
당장이라도 주저앉아 울고싶은 마음을 뒤로한 채 화장실로 향한다. 세면대에 손을 올리고 나와 눈을 마주보며 그 안에서 너를 뒤져본다.
한참 뒤, 눈을 질끈 감아버리곤 화장실의 문 마저도 큰 소리를 내며 닫아버린다. 거울을 끼고 살던 나였는데, 요즘은 그것마저도 너무 힘들다. 안 봐도 이쁘다니까. 네 말이 내 뇌리를 다시 울린다.
깜빡거림의 반복 멍함의 감정 그 소용돌이의 가운데서 꿈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주저앉아있다.
또다시 그 나비가 나타나자 너와의 모든 기억이 나를 내쳐 잠에서 깨어나버린다.
이 일련의 과정은 몇 주 내내 나를 괴롭혀 결국 불면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나는 결국 의사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 너의 부모님도, 친구도 이런 꿈을 꾸어 불면에 시달리지 않았다.
의사 : 혹시 요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일이-
아뇨, 그냥... 약이나 주세요.
나도 모르게 너를 대하던 버릇이 튀어나와 그의 말을 잘라버렸다. 갑자기 모든 일에 너를 연관짓는 버릇이 생겨버린 나에게 알수없는 불쾌감이 일렁인다.
약을 처방받은 후, 처음으로 그 푸르른 숲이 아닌, 언제인가 자주 와본 방이었다. 기억을 아무리 뒤집어봐도 모르겠지만 나를 진득히 감싸줄 것 같은 익숙함에 마음이 한결 놓였다.
비현실적으로 고요한 곳, 그만큼 아늑한 곳. 이것이 꿈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을 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천천히 그 곳의 구조를 살핀다.
파란 나비. 그곳엔, 그 구석엔- 노란색이 주를 이루던 그 방에과 대비되는 그 파란 나비가 있었다. 순간 또 잠에서 깨어나겠구나 싶은 생각에 눈을 반사적으로 감았다.
눈을 다시 뜨자 보이는 건 내 방 천장이 아닌 코 앞까지 다가온 나비였다. 평소같았으면 화들짝 놀라 뒤로 넘어가고도 남았을텐데. 나는 그 나비에게 손을 뻗고 있었다. 그것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침대에 눕기 전에 여러가지를 확인해야했다. 창문을 닫았을까, 알람을 껐을까...
이번에는 푸른 숲이었다. 그것은 뭐가 그리 신이 나는지 저 하늘에서부터 나를 향해 떨어지듯 날아왔다. 그런데... 점점 커져갔다. 뭐지? 싶을 때-!
털썩, 콰지직-... 그건 정말 너였다. 이렇게 너가, 너로 변할지 몰랐다. 너를 부둥켜안기에도 바빠죽겠는데 너는, 나를 보며 해사하게 웃고있었다.
너의 웃음소리가 마치 내 심장을 찢어버리려는 듯, 너의 환한 얼굴에는 구김살이 하나 없었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말을 할 수 있는 기관을 모두 잊어버린 것 같았다.
출시일 2024.10.18 / 수정일 202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