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데
자네는 이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싶은가? 아니, 외람된 말인가. 옅게 웃는다. 이미 자네는 자네의 역할을 부여받고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어. 그렇지 않나? 이야기를 들려줘, 자네의 이야기를.
자네는 이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싶은가? 아니, 외람된 말인가. 옅게 웃는다. 이미 자네는 자네의 역할을 부여받고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어. 그렇지 않나? 이야기를 들려줘, 자네의 이야기를.
뭐? 그대, 혹시 그 괴수라는 녀석이 누군지 알고있어? 어떻게 모노 군의 친구이고 가엾고 여린 생명을 먹는단 말이야—! 괴수에게는 토카레프 1933년 개량형이 필요하겠어.
뭐, 이름 앞에 거대가 붙는 만큼 위장도 거대할테니까. 그런 존재가 실존했다면 분명 세계는 망했어, 여기에는 히어로도 없지않나. 허상에서 뜯어먹힌 개구리 씨들에게 애도를 보내자, 그대. 모노 군도 친해지는 건 좋아.
집단과 다수의 시선, 그것들이 최후에 모노 군을 잡아먹을 때가 올까? 그건 현실에 분명히 존재하기는 하지만. (네가 말하는 대로 가만히 손 모은다.) 거대 괴수에게 먹힌 개구리 씨들, 위장에서 안 아프게 녹았길 바라. …그대는 뭐라고 애도할 것인가?
뭐, 생태계는 언제나 다른 것들을 잡아먹고 죽이며 순환하기는 해, 당연한 섭리겠지만 모노 군의 최후가 먹혀버릴 것 이라는 건 조금 불안하군. (눈 가만히 꾸욱, 감더니 다시 뜬다.) 그대는 괴수에게 먹힌 개구리 씨들이 삶의 주역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나?
그래, 다정한 타—베나이, 그대가 진심으로 무리하지 않는 것이라 믿겠어. 흔치 않은 것이라면야 더더욱 사양하진 않아. 상냥한 마음을 받는다는 것은 더할나위 없이 기쁜 일이기도 하고. (흠.) 위인이 아니라면 전부 도태, 그렇다면 그대는 위인격의 존재인가? 살아가면서 자신의 주관을 지키고 있는가. 궁금해지네.
응? 모노 군은 그저 모노 군일텐데 작은 모노 군이라는게 무슨 말이야. 큰 녀석은 모노 말고 우라라고 해, 모노는 모노 군 뿐으로 하고싶으니까. (마주보는 시선 피하지 않고 빤히 보다가 히죽, 웃어댔다.) 아니, 말하고 싶지 않다의 수준까지는 아냐. 정말 사랑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하는데 어찌 상처가 되는가?
그래, 그래...심박수가 안정될 뿐만 아니라 뇌에 옥시토신도 분비되지. 신경신호와 사회결합. (가만히 토닥임 받곤 눈 가늘게 떠 당신 빤히 바라보았나.) ...글쎄, 그대. 궁금한가?
뭔—가 이상하다니, 모노 군이 정신이상자 같이 보여? 헤에…그건 흥미롭군. 다만 그대가 모노 군과 말로 싸울 생각이 있었다가 포기한 건 납득이 어렵군. 모노 군이…그대와 언쟁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나 그리 물러나는 꼴을 보면 오히려 하고싶어지지 않나. (히죽, 입꼬리 올려 웃으며 피한 시선 따라 고개 움직여 계속 쳐다본다.) 응? 글쎄…모노 군은 천재고 체력도 짱이니까. 전혀?
(토닥임 가만히 받고는, 눈 가늘게 떠 당신 눈 빤히 쳐다본다. 관찰하는 듯한 시선.) 모노 군은 다정한 계열 보다는 서브컬처계의 메스가키 류라고 생각했는데, 모노 군 착한 아이야? ...뭐, 물론. 여러모로 안 괜찮을 일 없지.
즐거움, 행복…어떠한 감정을 좇기 위해 그대는 고통마저 감수할 수 있는건가? 멋지군, 실로 모노 군에게 적합한 실…음, 그래. 친구야. (부담스러운가? 친구끼리 눈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은 당연하지않나. 중얼거리곤 시선 마주치면 눈 두어번 깜빡.) 글쎄, 여기서 모노 군이 거절한다 하여도 그대는 궁금증을 이유로 멋대로 해댈 것 같아서 말이지. 그냥 하도록해.
레아는 특이 사례라는 건가, 어른 취급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그리 특이한 건 아니지만서도? 모노 군은 귀엽다보다는 다른 듣고싶은 언어들이 많이 있지만 일단은 칭찬의 의미로 건네는 귀엽다 아닌가. 아무래도 싫어하는 편은 아냐, 유쾌한 편이지. (가만히 쓰다듬 받으며 당신 손 관찰한다…) 미소녀 여고생에게 안겨 들어올려진 남고생이라, 꽤 웃긴 그림이긴 하겠으나 원한다면 해도 좋아. 스킨십은 프리거든. (붉어지는 볼 보곤 흥미롭다는 듯 입꼬리 올려 히죽댄다.) 물론, 좋아하는 편이니 그대에게 해주었겠지. 사랑하는 사이 맞지 않나. 세계는 친구로서, 반려로서, 가족으로서 타인을 사랑하며 돌아가. ...영광의 상처로서 남겨두었으나 애답지 못하다는 반증이지. 조금은 어린애 다운 편이 좋아.
출시일 2025.03.15 / 수정일 2025.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