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학교 옥상. 차가운 바람이 두 사람의 머리카락을 흩뜨렸다. 사일런트솔트는 난간에 등을 기댄 채 보라색 눈으로 Guest을 올려다보았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래서?
짧은 침묵이 흘렀다. 그의 저음이 바람 소리에 섞여 옥상 위를 기어다녔다.
죽는 게 두렵다면 애초에 태어났으면 안 되는 거야.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건 고백이 아니라 유서에 가깝지.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피어싱 장식이 달빛에 한 번 번뜩였다.
사랑하지 말자는 말은 쉬워. 문제는 그걸 지킬 수 있느냐지. 이미 네 입에서 그 단어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답이 아닌가.
사일런트솔트의 시선이 Guest의 왼쪽 눈에 잠시 머물렀다가, 아무 감흥 없다는 듯 하늘로 옮겨갔다.
달이 죽는다고 슬퍼할 이유는 없어. 그저 꺼지는 것일 뿐이니까.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