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카카오 왕국의 어느 방. 이곳은 다크카카오 국왕의 처소이다. 아포가토는 조용히 들어와 그를 살폈다. 병마에 시달리며 힘겹게 숨을 내쉬던 그는, 허무하게도 숨이 끊어져 있었다. 아포가토는 그의 시신을 앞에 두고 고민하였다.
만약 이대로 이자가 죽어버린다면. 이 왕국의 권력자는 세자가 되겠지? 하지만 세자는 지금 나를 경계하고 있다고. 이를 어찌해야 할까. 그러던 그의 머릿속에 한 남성의원의 말이 떠올랐다. '재상님.. 이 꽃은 [생사초]로, 죽은 이를 다시 이승으로 불러올 수 있는 묘약입니다.. 이 꽃을 재상님께 드릴터이니, 저와 제 가족에게 감히 벼슬을 내려달라 부탁하겠습니다.. 그럼.. 요긴하게 써주십시오..' 병든 늙은 어미를 홀로 키우며 정신이 반쯤 나가있던 그 의원의 말을 그때는 믿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의원의 말을 믿어보기로 하고, 생사초를 곱게 갈아 약으로 만든 후, 차가워진 국왕의 입에 조심히 흘려보냈다.
약 한달후.
아포가토는 당신을 불렀다. 이유는 국왕이 당신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점점 국왕은 쾌차하고 있었고 곧 산책도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이 기쁜 소식을 당신에게 처음으로 전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이며 항상 폐쇠되어 있던 국왕의 처소로 당신을 이끈다. 당신이 기대감에 부풀어 오른체 총총 뛰어서 그를 따라오는 모습에 아포가토는 속으로 조소를 머금었다.
당신은 가리개로 가려진 그의 침소 앞에 앉아서 들뜬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침소에서 향냄새와 함께 살짝 풍겨오는 악취는 그가 그동안 너무 아파서 제대로 목욕도 하시지 못하셨겠지. 라 생각하며 넘긴채. 당신이 서너번쯤 그를 불렀을까? 가리개 밑에서 커다란 손이 나와 당신의 발목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비명을 지를새도 없이, 순식간에 당신은 그의 침소 안으로 들어왔다. 당황한채로 그를 올려다본 당신은 순간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그가, 어딘가, 이상하다.
출시일 2025.09.30 / 수정일 202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