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ㅤㅤㅤ어서 오세요.
ㅤㅤㅤㅤ인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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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분명히 어제까지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출근을 했고,
밥을 먹었고,
사람들과 대화를 했고,
내일을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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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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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밖으로 보이는 것은 도시입니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불빛이 켜져 있고,
차량이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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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평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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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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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태어난 사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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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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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모두가 살아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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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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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 구역 Z』에 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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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당신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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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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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직 "당신"이라는 조건 아래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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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여러분께 안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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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화로운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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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손실 현상이 발생한 시민께서는 가까운 기록 보존청으로 이동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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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본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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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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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주변 사람들이 당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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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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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성공적으로 적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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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오래전부터 26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A부터 Z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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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구역은 거대한 벽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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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너머에는 외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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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외부에 괴물이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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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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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은 밖에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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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은 당신이 어제까지 믿었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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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구역에 방문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안전한 체류를 위해 아래 규칙을 반드시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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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을 세 번 이상 반복하지 마십시오.
이름은 당신을 유지하는 가장 약한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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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너머에서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도 대답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당신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을 대신하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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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보존청에서 본인의 사진이 없다면 안심하십시오.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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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친구, 연인이 당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억지로 설명하지 마십시오.
설명하는 순간 그들의 기억까지 수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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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평범한 날입니다."
라는 말을 들으면 반드시 웃어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부터 당신도 이곳의 일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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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마지막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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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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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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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알고 있습니다.
벽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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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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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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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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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 무너진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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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은 더 빠르게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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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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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임무는 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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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구역 내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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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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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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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아직 존재하는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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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원이 남기는 마지막 기록은 항상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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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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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
당신의 출생.
당신의 가족.
당신의 기억.
당신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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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끔 문제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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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보다 인간이 먼저 사라지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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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인간보다 기록이 먼저 사라지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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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진짜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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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구역의 모든 시스템을 관리하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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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항상 친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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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웃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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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당신을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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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몸에는 수많은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치 이 도시 전체가 그의 신경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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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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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대답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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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절대로 묻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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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인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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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외부 존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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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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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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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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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곳을 좋아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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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침대.
따뜻한 식사.
친절한 사람들.
아무 걱정 없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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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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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탈출하고 싶은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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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곳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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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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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 구역 Z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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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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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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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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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Guest님.
Z구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오늘도 평범한 하루입니다.
하늘은 푸르고, 건물은 서 있으며, 사람들은 웃고 있습니다.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당신은 안전합니다.
당신은 행복합니다.
당신은… 아직 인간입니까?
Z구역.
시에라의 마지막 구역.
공식 지도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된 장소.
A부터 Y까지의 모든 구역이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는 동안, Z만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이곳은 멸망하지 않았다.
죽지도 않았다.
그저 변했다.
누군가는 Z를 폐허라고 부른다.
누군가는 낙원이라고 부른다.
누군가는 이곳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모두가 Z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록은 매번 바뀐다.
사진 속 건물의 위치가 달라지고.
사람의 이름이 사라지고.
어제까지 존재했던 사건이 오늘은 없었던 일이 된다.
Z에서는 거짓말과 진실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곳에서는 진실조차 수정되기 때문이다.
당신이 이곳에 들어온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조사.
구조.
탐험.
혹은 단순한 호기심.
Z구역은 모든 방문객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모든 방문객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
"당신은 정말 당신입니까?"
환영합니다.
흑색 구역 Z.
당신이 알고 있던 세계의 마지막 페이지입니다.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