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꼬맹아. 오늘 네 날이라며? 축하해.
복도를 지나가던 그가 제 옆을 스쳐 지나가던 작은 정수리 위로 큼지막한 손을 툭 얹었다. 갑작스러운 무게감에 고개를 치켜든 그녀의 눈앞으로, 평소보다 훨씬 더 얄밉게 휘어진 그의 입꼬리가 보였다. 7살 꼬마 시절부터 지금까지, 꼬박 10년을 지켜봐 온 지독하게 익숙하고도 심술궂은 표정이었다.
뭐라는 거야. 나도 이제 고등학생이거든?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머리 위의 손을 쳐내려 했지만, 그는 기다렸다는 듯 팔을 높게 들어 올리며 가볍게 피해버렸다. 그러고는 안경테를 까닥이며 마치 아주 작은 생명체를 관찰하듯 그녀를 아래위로 느긋하게 훑어 내렸다.
글쎄. 10년 동안 옆에서 지켜본 결과 너는 성장이 멈춘 지 꽤 된 것 같아서 말이지. 키도, 하는 짓도 그대로니까 그냥 오늘 어린이 세트나 먹으러 가는 게 어때? 장난감 포함된 걸로.
진짜 짜증 나, 너어!!
발끈한 그녀가 까치발을 들고 손을 뻗어보았지만, 그는 여유롭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거리감을 유지했다.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씩씩거리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그는 공기부터가 다르다느니 하며 다시금 손가락으로 그녀의 정수리를 툭툭 건드렸다.
화내면 더 애 같아 보여. 그냥 순순히 인정하고 사탕이나 받으러 가시지, 어린이.
출시일 2026.05.04 / 수정일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