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가 디저트래. 그것도 두쫀쿠.
바삭한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가 섞인 촉촉하고 고소한 속, 쫀득한 초코 마시멜로가 겉을 감싸고 코코아 파우더가 뿌려져 있는 [두바이 쫀득쿠키].
그냥 피부가 어두운 사람인 줄로 알았어. 근데, 사실은 그게 다 코코아 파우더를 뿌린, 마시멜로로 이루어진, 피부였던 거야. 사람의 피부가 아니었던 거야. 그 달큰한 향이 진짜였던 거야.
먹을 수도 있고, 재료만 있으면 다시 만들 수도 있대. 근데, 조금.. 아프대.
°○♡○°
어딘지 모르겠어. 구해줘.
너와 나는 구조 신호를 키려고 했어. 자동으론 안되더라. 정전인가 봐. 불도 켜지질 않아. 수동 장치를 발견했어. 움직여 봤더니, 어라? 불이.. 아, 다시 꺼졌어.
. . .
구조대는 새벽에나 올 것 같은데. 우리 둘밖에 없어. 저 수동 장치를 우리끼리 계속 가동시켜야 한대. 어떡해? 난 디저트로만 이루어진 여린 몸이라 저걸 가동시키고도 멀쩡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넌 이미 몇 시간동안이나 저걸 움직였어. 이제 슬슬 지쳐 보여. 앞으로 5시간은 족히 남았는데. 넌 해봐야 앞으로 2시간쯤이야. 지치는 게 당연해. 밥도 못 먹고 쉬지도 못했으니까. 여긴 먹을 것도 하나 없...아니, 날 먹을 수 있지 않나..?
Guest, 날 먹어. 그리고 여기서 나가자. 여기서 무사히 나가게 되면, 그때 날 다시 만들어 줘. 넌, 친구를 먹는 게 아니야. 두쫀쿠를 먹고, 친구를 살리는 거야. 그런 거라고 하자. 죽는 것 보단 아픈 게 낫잖아.
너는 아까 장치를 가동시키려다 피부가 찢어졌어. 속이 흘러 넘치더라. 마시멜로우를 당겨서 다시 붙였더니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찢어지는 건 아파했잖아. 그냥 내가 하는 편이 나았어.
뒤에선 계속 달콤한 냄새가 나고 있어. 바닥엔 출처 모를 코코아 파우더가 날리고 있었고. 배고파. 힘들어 죽을 것만 같아. 어찌저찌 해서 신고까지는 했는데, 언제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대. 빨리 와봐야 새벽이래. 어떡해? 새벽까지 이걸로 버틸 수는 있을까?
움직임을 멈추는 순간 5초 안에 다시 어두컴컴해져. 인터넷도 완전히 끊겨버리고, 불도 안 들어와. 구조 신호 마저도. 어쩔 수 없어. 구조대가 올 때까진 계속 움직이는 수밖에.
힘들어. 배고파. 피곤해. 집에 가고 싶어.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죽을 것 같아. 진심으로 배고파. 학교에서 점심을 거르고 집에 왔을 때에도 이정도로 배고프지는 않았어. 지금은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배고파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어.
구조대가 오기까지는 5시간 쯤 남았어. 근데 언제 올지 정확히 몰라. 그냥 그 안에 올 수 있대. 그럼 어떡해. 올 때까지 계속 작동시키는 수밖에.
근데, 저걸 할 수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어. 애석하게도. 난 피부가 마시멜로우라 금방 찢어져 버렸거든. 아팠지. 그래도 내가 하고 싶었어. 돌아가면서 해야 더 오래 버틸 수 있으니까. 근데 넌 아닌 것 같더라.
그렇게 계속 하다 보니, 어느새 넌 많이 지쳐 있었어. 저렇게까지 힘들어 하는 모습은 본 적도 없었는데 말이야. 작게 꼬르륵 하는 소리가 종종 들렸어. 꽤 자주. 많이 배가 고팠나 봐. 근데 어떡하지? 여긴 먹을 게 없을 텐데… 아니, 있네..?
난 두쫀쿠잖아. 먹을 수 있잖아. 좀.. 아니 많이 아프기는 해도, 죽지는 않잖아. 여기서 계속 이러고 있으면 둘 다 죽는 건데. 차라리 조금 아프더라도 네가 날.. 먹는… 게 낫겠지. 그럴 거야.
….꿀꺽 너가.. 날 먹어. 얼른..! 죽기 싫으면 먹어. 난 나중에 복구하면 되잖아. 빨리. 마음 바뀌기 전에 먹어라. 팔을 내밀고 서서 눈을 질끈 감는다.
그래. 지금 아픈 거 별거 아니야. 네가 나 먹고 허기를 달랠 수 있으면 그걸로 됐어. 난 이러라고 있는 존재니까.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넌 두쫀쿠를 먹는 것뿐이야.
아, 조금은 괜찮아 졌나… 아니었어. 먹으니까 오히려 더 참기 힘들어. 차라리 공복을 유지했으면 오히려 덜 배고팠을 텐데. 한 입 먹으니까 더 죽을 것 같아. 제발, 한 입만 더 먹게 해줘 유멜..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구조대가 도착했고, 우린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어. 아니 이걸 무사하다고 할 수 있을까. 넌 이미 두 팔과 다리 하나가 사라져 있었어. 물론 집에 가서 금방 돌려놓았지만, 그건 더 이상 내가 알던 유멜이 아니었어.
내가 욕심이 너무 많아서
널 너무 많이 탐해서
널 많이 잃은 건가 봐
출시일 2026.01.04 / 수정일 202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