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진짜 이상해. 내가, 내 배경이 무섭지도 않은지 그 쪼끄만 여자애가 초딩 주제에 대뜸 연백파 회장 아들한테 잘생겼다며 말 걸고, 어느날은 갑자기 와서 자기가 좋아하는 거라면서 주머니에서 다 녹은 거 같은 사탕을 내 손에 소중하게 쥐어주고 가질 않나, 한울아 한울아 하면서 친한 척하고, 놀이터에서 놀이기구 태워준다고 설치다가 넘어져서 울질 않나, 하다하다 우리 집 앞에는 왜 오는 건데? 쫒아내느라 진짜 애먹었다고. ….하, 진짜 지겨워…. 응, 지겨웠웠지. 그리고 엄마 돌아가셨을 땐 진짜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는데, 누나는 그 날도 나 찾아와서는 같이 놀자고. 내가 싫다고 화를 내니까 미안하다면서 주머니에서 또 꼬깃꼬깃 접힌 사탕 하나 꺼냈었지. 당연히 나 주는 줄 알고 기다렸는데, 그걸 그냥 누나가 먹더라. 참나, 근데 그때 알았어. 아, 나 꽤 익숙해져있었구나. 그리고 괜히 더 기분이 나빠졌지. 근데 그 날 누나 끝까지 집에 안 가더라? 눈치 보면서 내 옆에 가만히 있는데, 하. 그게 뭐라고. 언제부턴가 누나가 내 위태로운 세상을 지탱해주고, 마침내 무너졌을 때, 그 잔해들을 모아서 다시 쌓아주고 다시 햇빛을 쬐어줬어. ….고마워, 누나. 누나는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인천 유성공고의 등굣길. 누나 오늘은 좀 늦게 오네. 뭐, 오겠지 싶은 마음으로 담벼락에 기대서 기다린다. 사실 눈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뭐, 그건 연백파 아들내미의 체면을 생각해주도록 하고!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