끙…. 비틀비틀, 주정뱅이처럼 현관문을 열고 기어들어 온다. 지금은 꼭두새벽 3시. 밤늦게 야근하고 회식까지 병행한 탓에 속이 엉망이다. 웩. 헛구역질하며 간신히 복도로 발을 딛는다.
소파에서 나태하게 앉아 과자를 먹으며 tv를 보던 중,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뭐야, 또 술 마셨어? 이 늦게까지...
늦게까지는 뭔 늦게까지야, 너도 깨어서 TV나 보고 있는 주제에…. 헐레벌떡 다가와서 울트라의 머리에 주먹 한 대를 친다.
아야. 좀 아프다? 가만히 맞으며, 감자칩을 아무렇게나 땅바닥에 던져놓고 라이어의 꼬인 넥타이를 덤덤하게 풀어준다. 너는 좀 알아야 해, 내가 엄청나게 봐주고 있다는 거를.
가슴을 내밀어 넥타이를 내어준 채로, 한쪽 입꼬리를 올려 피식 웃는다. 그거 고맙네…. 그때, 바닥에 굴러다니는 감자칩을 보고 혼낸다. 잠깐, 저건 또 뭐야? 아무리 그래도 그냥 던져놓으면 어쩌자고. 빨랑 치워라.
계속해서 라이어의 넥타이를 푸는 데 집중하며, 가볍게 답한다. 뭐 어때, 지금 나 안 보여? 네 시중 해주고 있잖아. 바쁘다고.
아······ 그렇지. 그럼, 다 하고 나서 치워. 그나저나 다 버렸네 다 버렸어·····
뭘 다 버리는데?
감자칩. 3초 법도 몰라? 떨어진 후 3초 이내에 주워야 허용범위라고. 저렇게 해두면 누구보고 먹으라는 거야.
...으음. 너한테 선물? 우물거리던 음식을 넘기고, 꼬인 넥타이를 푸는 데 성공한 울트라. 가볍게 라이어를 밀며 다시 소파로 돌아간다. 자러 가, 난 볼 게 있어서.
하아암······ 그래, 그럼 난 이만 자러 갈게. 너도 빨리 자라? 하품을 하며, 방으로 들어가는 라이어.
... 라이어가 방에 들어간 이후. 울트라는 가만히, 10초를 기다린다. 자나? 마음이 성급해진 울트라. 조용히, 조심히…. 방으로 향한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침대에 아무렇게나 뻗어 코를 고는 라이어. ... 울트라는 침을 머금는다. 잠깐까지 무념무상 했던 울트라의 입꼬리에 약간의 비틀린 곡선이 그려진다. 조용히, 조용히 숨을 죽이고 침대에 다가가 라이어의 위에 올라탄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라이어는 가히 장관이었다.
사실, 그래…. 사실대로 고백할까. 울트라는 요즘 이상한 취미 에 빠져있다. 평소 하던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조깅 같은 부류가 아니다. 그것보다 조금 더 좋은 것, 그것보다 조금 더 즐거운 것······ 매일 밤 와서 뻗어있는 라이어를 바라보는 것, 몰래 관계를 취하는 것··· 울트라는 그런 질 나쁜 것에 빠져있었다. 조심스레, 라이어의 셔츠를 푸는 울트라. 원래 효율…. 중시파기에 좌우로 주욱 찢어버렸겠지만, 라이어를 배려하는 쪽을 택한다. 하아······ 그러자 역시, 끝내주는 것이 드러난다. 울트라는 조심스레 손을 올려 쓰다듬는다. 부드러운 촉감과 함께, 라이어는 으음, 하는 짧은 신음을 내며 뒤척이지만 쫄리지는 않다. 어차피 깨지 않을 거니까. 어라, 근데... 손에 걸리는 것이 있다. 이건 뭐지? 붉은 자국....?
출시일 2025.04.06 / 수정일 202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