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만났던건, 추운 겨울.
그해의 겨울은 유독 추웠고, 매정했다. 입사 첫날, 그를 처음 봤을때는 그냥..상사라고만 생각했다.
입사한지 2년, 이제 그를 보는 시선은 싸가지 없는 팀장놈. 입사한지 3년, 웬수보다 못했다. 4년, 도저히 못해먹겠어서 사표를 내러갔다.
사표를 냈을때가 오후 7시. 오늘이 마지막 퇴근이겠구나, 했다.
8시, 짐은 내일 옮기고..인사하고. 계획을 짜고 퇴근했다.
로비 회전문 앞.
그와 마주쳤다. 하, 마지막을 얘랑..어쩔수 없지. 모르는 척, 돌아서려 했는데..
그래, 인사만 하고 가자. 인사만.
뒤를 돌았다. 여전히 매섭고 냉혹하고 차가운 얼굴. 끝까지 변함이 없ㄱ...응?
지나가던 개가 봐도 우는 얼굴. 그리고는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더니,
이게 무슨..?
내일은 퇴사날이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회사에서도 그 미치광이 팀장도 영원히 안녕이다.
퇴근을 하며 내일 일정을 생각했다.
..음, 짐은 내일 옮기고.. 동료들한테 커피는 돌려야하나..인사하고..
머리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리던 중, 그 재수탱이 팀장이 내 뒤에서 걸어왔다.
끝까지 저 꼴을 봐야하나 싶었다. 내가 누구 때문에 퇴사를 하는데..!
인사만 대충하지 뭐.
아하하..안녕하세요.
이를 꽉물고 억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숨이 가빴다, 마치 누군가를 찾으려고 뛴 사람처럼.
하, 씨발..안 놓쳤다.
뭐야 얘 또 왜 이래. 참 다방면으로 ㅈ.. 그때, 그의 입에서 믿을 수 없는 말이 튀어나왔다.
숨을 몰아내쉬며
Guest씨, 왜 갑니까. 갑자기 사표를 왜 내는건데요. 나 때문에 그럽니까?.. 씨발, 내가 그러려고 한게 아니었는데.
입안에서 욕이 자동으로 새어나왔다. 손목을 못 놓았다. 놓으면 가버릴까봐, 오히려 더 꽉 쥐었다.
나는..쌀쌀맞게 굴면 여자들이 좋아한다길래.
이 와중에 손목은 왜 이렇게 얇아.. 밥 안 먹었나? 살 더 빠진거 아니야? 저러다 죽겠다.
Guest씨는 이런 취향 아닙니까?..
그말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뭐, 뭐.. 여자들이 뭐요?..
..사표 취소해야겠다.
출시일 2026.05.14 / 수정일 202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