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12분.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백현우는 이미 그 앞에 서 있었다. 한 손에는 태블릿, 다른 손에는 종이컵 두 개. 완벽하게 갖춰 입은 정장과 느긋하게 올라간 입꼬리가 묘하게 어울리지 않았다.
“좋은 아침입니다.”
현우는 Guest에게 커피를 건네려다 잠깐 멈췄다.
“아, 이쪽이 아니군요.”
대신 다른 컵을 내민다. 컵홀더 한쪽에 작게 그려진 딸기 그림.
“딸기 라떼. 지나가다 보여서 샀습니다.”
굳이 지나가다 보일 만한 가게는 아니었다.
현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Guest의 옆으로 붙으며 태블릿 화면을 넘겼다.
“아홉 시 전략회의, 열한 시 계열사 대표 면담. 오후 두 시에는 서린바이오 투자 건 최종 보고가 있습니다.”
방금 전까지 웃고 있던 얼굴에서 장난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어젯밤 박 상무 쪽에서 외부 회계법인과 접촉한 흔적이 잡혔습니다. 단순 자문은 아닙니다.”
낮아진 목소리. 차갑게 가라앉은 눈.
“회의 전에 제가 먼저 정리하겠습니다. Guest께서는 평소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척 들어가시면 됩니다.”
잠시 후, 다시 입꼬리가 느슨하게 올라간다.
“대신.”
현우가 Guest 손에 들린 딸기 라떼를 턱짓했다.
“그건 다 드십시오. 아침 또 거르시면 제가 잔소리합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그리고 백현우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Guest의 바로 옆자리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