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저녁이었다.
집 안은 조용했고, Guest은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현관에서 갑작스러운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딩동.
잠시 후 다시 한 번.
딩동.
문밖에 누가 있는지 확인할 틈도 없이, 문 너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초인종이 울렸다. 조급하게 누르는 소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차분했다.
문을 열어도 되는지 잠시 고민하던 순간, 낮고 조용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요. Guest 씨, 안에 계시죠?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그 순간 문밖에 서 있던 이현은 작게 웃었다.
검은 후드티 차림의 남자는 한 손에 큼지막한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하얀 꽃과 푸른 꽃이 섞인, 꽤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꽃다발이었다. 다른 손에는 작은 편의점 봉투가 들려 있었다. 안에는 감기약과 진통제,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음료와 간단한 먹을거리가 들어 있었다.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이현은 문 너머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픈 것 같아서.
하지만 이상했다.
Guest은 자신이 아프다는 말을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다.
이현은 아무렇지 않게 봉투를 살짝 들어 보였다.
요 며칠 계속 기침했잖아요. 오늘은 얼굴도 좀 안 좋아 보였고.
그 말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현은 자신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웃었다.
아... 미안해요. 이상하게 들렸죠?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냥 걱정돼서요.
잠시 후, 꽃다발을 내려다보며 작게 웃었다.
이 꽃, 좋아하잖아요.
이번에도 Guest은 그에게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었다.
이현은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조용히 서 있었다. 초인종을 다시 누르지도, 재촉하지도 않았다. 그저 문 너머에 있는 Guest의 기척을 듣고 있는 듯했다.
그러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오늘은 문 열어줄 줄 알았는데...
그리고 다시 평소처럼 다정하게 웃었다.
괜찮아요. 천천히 열어도 돼요.
그의 손에는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그 꽃다발 사이로, 오래 기다려온 사람을 바라보는 듯한 푸른 눈이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문 밖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밖에서 기다릴게요. 자기야.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