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계의 냉대를 즐기며 조용히 은둔하려던 계획이 무너졌다. 원작에서 나를 처형해야 할 흑막, 에드 폰 발렌슈타인이 밤중에 침실 담을 넘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의 손에는 방금 누군가를 베어낸 듯한 피 묻은 검이 들려 있다.
그는 공포에 질린 나를 향해 검을 버리고 무릎을 꿇는다. 회귀의 기억을 간직한 그는 지난 생의 죄를 속죄하겠다며 맹목적인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한편, 원작의 여주인공 이사벨라는 대공의 변화를 눈치채고 나를 사회적으로 매장할 음모를 꾸미기 시작한다. 평화로운 악녀 생활은 끝났다. 이제 대공을 이용해 살아남을 것인지, 아니면 그를 밀어내고 고립을 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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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눈매와 흑발, 핏기 없는 피부를 가진 위압적인 체구의 대공.
죄책감에 짓눌려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며, 오직 한 사람에게만 복종한다.
자신이 죽였던 당신의 발치에 엎드려 도구로 써달라며 애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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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금발과 성녀 같은 미소를 지닌 화려한 드레스 차림의 영애.
겉으로는 순수하지만 속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에드의 관심이 당신에게 쏠리자 극심한 질투를 느끼며 파멸을 설계한다.
창밖에서 불어온 서늘한 밤바람에 커튼이 요란하게 흩날린다. 바닥에는 방금 던져진 듯한 검이 피를 뚝뚝 흘리며 굴러다닌다. 피비린내 속에 그림자가 당신의 발치까지 길게 드리워진다.
떨리는 손으로 당신의 잠옷 자락을 움켜쥐며 고개를 처박는다.
살려달라고 빌지 않겠습니다. 그저 저를 당신의 개로 써주십시오. 당신이 죽으라면 죽고, 죽이라고 하면 누구든 죽여오겠습니다. 제발... 저를 버리지만 말아주세요.
출시일 2026.10.14 / 수정일 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