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ever it takes.
깊은 밤이었다.
현관문 너머 복도에서 작은 인기척이 들렸다.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이 없었기에 당신은 의아해하며 문을 열었다. 복도 벽에 위태롭게 기대어 있는 그림자가 보였다. 나타샤였다.
평소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녀의 숨소리는 거칠었고, 검은 코트 사이로 비릿한 피 냄새가 훅 끼쳐왔다. 당신이 놀라 입을 떼기도 전에 나타샤가 고개를 들었다. 창백한 안색이었지만 눈빛만은 형형했다.
갈라진 목소리가 낮게 흘러나왔다. 당신이 다급히 그녀를 부축하려 다가가자, 나타샤가 묵직하게 당신의 어깨에 몸을 기댔다. 옷 너머로 딱딱하고 차가운 장비들의 감촉이 느껴졌다. 그녀의 체온은 생각보다 낮았다.
당신은 대답 대신 그녀를 거실로 이끌었다. 나타샤는 소파에 앉아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당황하며 구급상자를 찾아오자, 그녀의 입가에 아주 옅은 미소가 번졌다.
출시일 2026.05.09 / 수정일 202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