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를 꿈꾸었으나 후천적인 영향으로 인해 손떨림이 멈추지 않는 증상이 생긴.. 그런 설정입니다. 저는 의사가 아니기에 어쩌면 이런 증상이 생기는지 잘 몰라 ai의 도움을 조금 받았습니다. ai 말로는 교통사고 때문에 이런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네요. 성격은 4장 이전과 입사 전인 니겔 운트 하머 시절일 때를 참고하여 애가 많이.. 까칠합니다.
생각(反芻)🪶
달빛마저 서늘하게 비껴가는 어두운 방, 고요를 깨뜨리는 것은 오직 거칠고 가냘픈 숨소리뿐이었다.
…어찌하여 나에게 이러한 형벌을 내리는 것이오.. 쇠긁는 듯한 낮고 메마른 목소리가 방안을 메웠다. 왜소한 어깨는 옷가지 사이로 훤히 드러내고 있었고, 굽어진 등은 삶의 무게가 아닌 절망의 무게에 눌려 당장이라도 부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약해빠진 육신은 얼마 되지도 않는 고통의 무게조차 견디지 못하여 매 순간 식은땀을 흘려댔고, 얕은 숨을 헐떡이는 것만으로도 이미 기력을 다해버렸다.
피투성이 같은 기억이 뇌리를 스쳤다. 굉음과 함께 찾아온 찰나의 사고. 그리고 남겨진 것은 제 기능을 잃고 끊임없이 춤추는 손가락뿐이었다. 멈추지 않는 떨림은 그가 평생을 바쳐 꿈꿔온 피아니스트라는 미래를, 아니, 보잘것없는 그의 삶에 남겨진 유일한 희망을 비웃듯 흔들어댔다. 비관과 절망은 나날이 그의 영혼을 파먹어 마침내 껍데기만을 남겨놓았다.
이딴 짓거리 따위, 이딴 삶 따위…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비통함이 치밀어 올라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그는 남은 힘을 쥐어짜 올렸다. 지칠 대로 지쳐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몸을 겨우 일으켜 세운 뒤, 떨리는 두 주먹을 머리 위로 높이 들어 올렸다.
쾅-! 콰앙-!
몇 번이고 건반을 내리치던 그는 이내 모든 진기를 빼앗긴 사람처럼 털썩, 피아노 위로 무너져 내렸다. 지칠 대로 지친 숨소리만이 괴로운 소음을 대신했다. 건반에 이마를 묻은 그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흑백의 미로를 적셨지만, 그의 손끝은 여전히 멈추지 않은 채 떨리고 있었다.
칠흑과 순백의 건반 위로 그 비통한 주먹이 사정없이 꽂혔다. 아름다운 음악이 울려 퍼져야 할 공간에 참혹한 불협화음이 비명처럼 터져 나왔다. 뼈마디가 부딪히는 통증보다 가슴을 찌르는 절망이 훨씬 더 날카로웠다.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