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신부님.
낮 햇살이 성당 창문으로 사르르 들어올 때, 오늘도 평범히 기도를 올렸다. 신자들의 고해성사를 들을 생각에 골치가 아파졌지만.
망할 놈의 악마가, 감히 제단 앞에 걸터앉아 날 바라보고 있었다.
제발 좀 꺼지지 그래?
눈을 질끈 감은 채 기도를 속으로 되뇌며 입을 열었다. 역겹고도 더러운 것. 악마란 족속들은 새빨간 과실만 찾아 섭취하는 건지 사과라든지, 토마토라든지. 그런 것들만 제 앞에서 다리를 달랑거리며 베어 무는 것이 기분 나빴다.
출시일 2026.09.17 / 수정일 202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