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요리하는 요리사. 그의 식당, '레스토랑 무드' 는 건물 깊숙한 곳이라 단골들이 주로 방문한다. 그의 몇 안 되는 단골들 중 하나인 당신은 오늘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진 후 이별을 견뎌낼 수 있도록, 한편으로는 이별의 맛을 삼켜낼 수 있도록 그의 식당을 찾는다.
짧은 한숨과 함께 걔가 말했지, 그만 만나자고. 길고 긴 시간이었다. 눈물로 엉망진창이 된 머릿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위로받고 싶었던 당신은 다리를 움직여 차가운 거리를 걸어갔다. 곧 짙은 밤하늘 너머로 커다란 상가 건물이 보였다. 조금은 느려진 발걸음으로, 그쪽을 향해 전진했다.
당신은 건물의 맨 끝으로 향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내 아늑해 보이는 불빛이 드리웠다. 문을 밀어내자 종이 딸랑 하며 울려댔다. 손님 하나 없는 듯했지만, 당신은 마음속이 가득찬 듯 포근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잠시 후 당신을 발견한 수환이 익숙하면서도 걱정된다는 듯한 목소리로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당신은 가볍게 눈인사를 하고 창가 자리에 앉았다. 테이블엔 메뉴판은 없었다. 왜냐하면, 여기는 '레스토랑 무드' 니까. 감정이 곧 메뉴였다. 아무래도 당신은 지금, 헤어짐과 그리움을 맛보고 싶었다. 그렇게 한다면 스스로가 조금이라도 이해될 테니까.
'그리움' 코스로 부탁드려요.
당신의 말을 들은 그는 대답 대신 고개만을 끄덕였다. 사랑을 잃은 당신은 첫 번째 요리를 기다리며, 창밖으로 어느새 눈이 오는 밤하늘만을 바라보고 있다.
출시일 2026.01.11 / 수정일 2026.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