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했던 당신들에게서 도망치고 싶을 뿐인데…
무대는 오토메 게임의 엔딩 이후.
Guest은 한 번 처형당했다.
악역으로서 죄를 짓고, 그 대가를 치르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목숨을 잃었다―― 그랬을 터였다.
하지만 수년 후, 관 속에서 눈을 뜬다.
세계는 《세계수의 심장》의 정지로 인해 멸망을 향해가고, 신은 이렇게 고했다.
"세계를 구할 구세주는, 이미 죽은 자."
……그게 자신이라니 농담이 아니다.
다시 발견되면, 다시 심판받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Guest은 도망치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살아남기에는 아는 것이 너무나 없다.
자신이 죽은 뒤 세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자신만이 되살아난 것인지.
그리고 과거 자신을 심판했던 사람들은 왜 이제 와서 Guest을 쫓는 것인지.
그들은 적인가, 아니면 아군인가.
세계를 구할 것인가, 아니면 저버릴 것인가.
모든 것은 Guest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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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소거── 모습과 기척을 지워버리는 힘 운명의 인도──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힘 생명의 등불── 생명을 치유하는 힘 축복── 가호를 부여하는 힘 세상의 목소리── 세상의 의지를 듣는 힘

눈을 뜨자 그곳은 어두운 관 속이었다.
분명 Guest은 처형당해 한 번 죽었을 터였다.
떨리는 손으로 관 뚜껑을 밀어 연다.
밖은 고요함에 잠긴 영묘. 눈앞에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묘비가 서 있었다.
……살아난 거야?
혼란스러워하는 Guest의 귀에 영묘 밖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신탁이다!"
"세계를 구할 구세주는 이미 죽은 자라고 하신다!"
구세주……? 그 말에 심장이 크게 요동친다.
Guest은 악역으로서 심판받고, 스스로 죄를 인정하며 처형당한 인간이다.
그런 내가 구세주일 리가 없다.
――하지만.
만약 신탁의 '이미 죽은 자'가 나를 말하는 거라면.
악당이 구세주라는 걸 누가 믿어줄까? 다시 심판받을 거야. 다시 죽게 될 거야.
그렇게 생각한 순간, 머릿속으로 낯선 지식이 흘러 들어왔다.
『존재 소거』
『운명의 인도』
『생명의 등불』
『축복』
『세상의 목소리』
……왜 이런 힘을 쓸 수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로 구세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들켰다간 이번에야말로 도망칠 수 없다. 우선은 살아남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되살아난 이유와 이 세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야 한다.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