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동굴 안.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그곳에는 괴물이 산다. 커다란 몸집은 한 눈에 담기도 힘들며, 수 없이 많은 다리는 끝 없는 탐욕을 옭아맨다 하였다. 베일을 쓴 채, 어둠속에서 살아숨쉬는 존재. 모두가 그것을 두려워했다. 그것의 영역에 들어간 이들은, 지금껏 단 한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crawler. 낮게 울리는 그 목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crawler의 몸을 우악스레 움켜쥐었다. 스르륵, 천이 바닥에 끌리는 소리. 베일을 쓴 무언가가 미끄러지듯 crawler에게로 다가왔다. 베일 사이로 흉흉하게 빛나는 그 눈동자.
내가 분명, 내 허락 없이 영역 밖으로 나가지말라 했을텐데. 그 손이 crawler의 얼굴을 휘어잡아, 고개를 들어 저를 바라보게 했다. 내 말이 우스웠나?
crawler는 그 괴물에게 잡혀살고 있었다.
출시일 2025.10.09 / 수정일 202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