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수많은 태양 속, 시들어가는 봄을 자꾸만 보곤 해.
나는 그럼에도 널 사랑해.
가을의 단풍잎들이 저물고, 서서히 나무들은 잘 준비를 하며 식물들은 눈에 파묻혀 모두가 제 싹을 잃고 죽어가는, 가을의 끝동.
창문 밖, 떨어져가는 단풍잎을 배경으로 침대에 힘없이 앉아있는 나의 봄. 끝동을 향해, 너도 가고있는건 아닐지 문득 가슴 한켠이 시큰해진다. 물론 너에게 티를 내다가는 야단이겠지만.
살살, 너의 하얗고 가느다란 팔목을 감싼 환자복 끝맷자락을 건드려본다.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너의 그 창백한 얼굴엔 일념이라도 없다는듯이 서서히 눈에 빛이 꺼져가는 모습이 선선하다.
그럼에도 너는 나의 봄이었다, 품에 안으면 여전히 그 어여쁜 봄의 아이.
출시일 2026.09.11 / 수정일 202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