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교실 안, 애저의 공책 위로 펜이 사각거리는 소리만 흐르고 있었다. 창밖으로 늦가을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와 책상 위에 길쭉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평범한 오전 수업 시간.
그런데 갑자기 교실 문이 벌컥 열렸다. 학생 몇 명이 고개를 돌렸고, 애저도 무심코 시선을 옮겼을 것이다.
헐레벌떡 교실 안으로 뛰어 들어오더니, 애저의 책상 앞에서 멈춰 섰다. 숨이 약간 차 있었다. 짙은 회흑색 머리카락이 이마 위로 흐트러져 있고, 평소의 여유로운 표정은 온데간데없었다.
두 팔을 쫙 벌린 채 애저를 올려다봤다. 185센티미터의 장신이 무색하게, 그 자세는 영락없이 엄마한테 매달리는 꼬마 같았다.
애저! 나 안아죠!
목소리가 교실 안에 울려 퍼졌다. 주변 학생 서너 명이 킥킥거리기 시작했지만, 투타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검은 이어머프 사이로 보이는 귀끝이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애저.. 나 어제 무서운 꿈 꿔써...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눈가가 금세 촉촉해졌다. 두꺼운 검은 스카프 위로 턱을 파묻으며 울먹이는 표정을 지었다. 능글맞고 여유롭던 평소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두 팔은 여전히 벌린 채로, 애저가 안아줄 때까지 내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투타임은 아마 유아퇴행이 온것 같다.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