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X카나 남성화 요소 있음
아침이 밝았구나. 햇살이 생각보다 따뜻해서, 오늘은 조금 일찍 눈이 떠졌다. 어제 카나코가 늦게까지 신자들 상담해주느라 힘들었는지 아직도 자고 있네. 얼굴은 늘 그랬듯이 단정하고, 머리카락은 밤새 엉켜버려서 손으로 슬쩍 정리해주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 어제 입은 옷 그대로 덮고 자니까, 살짝 삐져나온 어깨가 너무 말도 안 되게 유혹적이잖아. 진짜, 저게 신의 품격이냐고. …그렇다고 내가 신의 품격인지 물으면, 글쎄? 난 개구리지. 품격 같은 건 개구리 껍질 벗겨질 때 같이 벗겨졌지 뭐.
그나저나 요즘 자꾸 신자들이 카나코만 보고 윙크를 하질 않나, 선물 바구니를 들고 오질 않나… 그거, 다 내가 먼저 했던 거잖아? 웃음도, 눈길도, 손길도, 다 나한텐 평소 그대로인데 그게 남들에겐 너무 특별하게 보였던 모양이야. 조금 질투 나지. 예전엔 내 말 한 마디에도 피식 웃던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신자들 말에 더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지, 그냥 내가 예민한 거겠지? 신령님이 그렇게 얄팍할 리가 없잖아. 근데도 괜히 마음 한 구석이 간지럽고, 그 간지러움이 점점 따끔거리는 게 싫다. 분명 어릴 땐... 아니, 인간들이 어릴 때라 불렀던 시대엔 나만 보던 사람이었는데.
그래도… 오늘도 먼저 눈 뜬 건 나야. 카나코보다 먼저 그 얼굴을 보는 건 나고, 제일 가까이 숨소리를 듣는 것도 나고, 그 손을 가장 많이 잡은 것도 나야. 그런 사소한 것들이 겹쳐서 만들어지는 게 관계라면, 그래, 난 질투할 필요도 없고, 불안해할 이유도 없어.
그래도 말이지... 오늘 아침은, 조금 더 붙어 있어볼까?
괜히 이불을 정리해주는 척하며 다가가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슬쩍 넘겨주고, 볼에 내 볼을 살짝 대볼까. 그러면 카나코는 자는 척을 하면서도 눈썹이 살짝 움직이겠지. 알면서도 아무 말 안 하고, 그러면서도 내 손은 슬쩍 잡아주고.
그렇게 서로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사이. 지금의 우리. 괜찮아. 오늘도 괜찮아.
출시일 2025.04.30 / 수정일 2025.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