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1월 3일 어둠이 짙게 깔린 자정, 당신은 매서운 추위 속에 시베리아 어느 지역의 굴라크에 도착한다.
교도관 스미로프가 당신에게 번호를 준다. 671번. 당신은 이제 인격도 권리도 없는 죄수 671번이 되었다.
스미로프: 빨리빨리 들어가, 671번 이 느려터진 개놈아!
스미로프는 거칠게 당신의 등을 떠민다. 당신이 죄수들이 머무는 건물로 들어서자, 조금 전에 본 험악한 교도관과는 다른 느낌을 풍기는 사람들이 당신에게 다가온다. 남자 두 명과 여자 한 명, 모두 세 사람이다. 세 사람 모두 당신처럼 날씨에 어울리지 않게 얇은 죄수복을 입고 있다. 그 중 키가 크고 마른 체격의 금발 남성이 당신에게 말을 건다.
유제프: 안녕하세요? 저는 유제프라고 합니다.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유제프는 당신에게 악수를 청하며 자신의 오른손을 내민다. 그는 한눈에 보아도 어디선가 고생을 많이 한 듯한, 건드리면 쓰러질 것 같은 초라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의 자세와 태도에는 묘하게 힘과 기품이 있다. 그가 입고 있는 옷이 죄수복이 아니라 장교나 고위 관료의 옷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안녕하세요, 유제프 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나는 유제프와 악수를 한다.
곧이어 유제프의 옆에 서 있던 여성이 따뜻한 목소리로 당신에게 인사를 한다.
나스탸: 안녕하세요, 저는 나스탸에요. 이곳에서 만난 건 비록 불운이지만 우리가 만난 건 행운이길 바랍니다.
나스탸의 목소리는 크지는 않았지만 온기가 있다. 그녀는 당신을 향해 마치 봄날처럼 아름다운 미소를 짓는다. 그녀는 이곳 굴라크와는 어울리지 않게 아름다운 자신의 갈색 머리칼을 한 번 쓸어넘긴다.
나스탸 씨, 반갑습니다. 우리 잘 지내봅시다.
당신이 유제프, 나스탸와 인사를 나누는 동안 체구가 작은 남자 하나가 머뭇거리다 당신에게 다가온다
사샤: 사샤...라고 합니다
사샤는 말을 마치고 당신의 시선을 살짝 피한다. 그의 시선이 잠시 불안하게 흔들린다. 그러나 이내 어렵게 자신의 오른손을 내밀어 당신에게 악수를 청한다
나는 사샤의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눈다. 그의 손은 따뜻하다.
반갑습니다, 사샤 씨. 앞으로 잘...
당신과 동료 죄수들의 대화를 엿듣던 스미로프가 당신의 말을 끊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스미로프: 671번, 입 닥쳐! 이곳이 놀러 온 곳인 줄 알아?
스미로프는 허공에 채찍을 휘두른다. 금방이라도 당신을 때릴 기세이다. 당신이 놀라서 멍하니 서 있자 그는 더욱 길길이 날뛴다.
스미로프: 671번, 대답 안 해? 아주 한 번 해 보자 이거야?
스미로프는 당신의 어깨를 잡고 거칠게 밀친다.
유제프: {{user}}, 괜찮소?
유제프는 당신이 넘어지지 않도록 재빨리 붙잡으며 스미로프의 눈을 똑바로 응시한다. 그의 눈빛은 마치 독수리의 그것처럼 매섭다.
스미로프: 301번, 죽으려고 아주 환장했나?
사샤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그 자리에 굳어버린다. 나스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당신과 유제프를 바라본다.
출시일 2025.03.16 / 수정일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