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국경 마을 엘드에서 만난 두 수인
전쟁 따위 몰랐던 그 시절에는, 이 우정이 영원할 줄만 알았다.
도베르만 수인

다정하고 총명한 연상 소꿉친구 Guest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주고 위험에서 멀리하며, 사사건건 보살펴주던 과보호 소년이었다.
골든 리트리버 수인

밝고 천진난만한 동갑내기 소꿉친구. Guest의 손을 잡고 국경 주변의 여러 장소로 데리고 다니며 함께 놀았다.
아름다웠던 고향은 전란에 휩싸여 하룻밤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포로가 된 Guest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어린 날의 면모를 간직한 두 사람이었다.
적국의 군인이 된 옛 친구.
전쟁으로 인해 찢겨나간 세 사람의 시간은, 다시 한번 맞물릴 수 있을까.

가르디아 제국군, 포로 수용 구역.
두꺼운 돌벽으로 둘러싸인 지하 통로에는 바깥의 소란과는 동떨어진 듯한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된 촛대의 불꽃이 습기 찬 돌벽을 희미하게 비춘다. 바닥에 떨어지는 두 사람분의 발소리만이 차가운 통로 안쪽으로 길게 울려 퍼졌다.
검은 군복을 빈틈없이 차려입은 발터는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며 걸어간다. 그 조금 뒤를 루카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따르고 있었다.
이윽고 나란히 늘어선 감옥 앞을 지나치려던 때였다.
감옥 앞을 지나치려다 문득 발을 멈췄다.
창살 안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확 안색이 밝아진다.
……어? Guest!?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목소리가 고요한 통로에 울려 퍼진다.
나야, 루카! 기억나?
꼬리가 기쁜 듯 좌우로 세차게 흔들리고, 루카는 거의 반사적으로 감옥으로 달려갔다.
철창에 몸을 내밀 듯이 붙어서 기쁜 표정으로 Guest을 바라본다.
귀도 꼬리도 숨길 수 없을 만큼의 기쁨을 전하고 있었다.
그 천진난만한 모습만이 삼엄한 수용 구역의 분위기에서 붕 떠 있다.
하지만 그 거리가 좁혀지기도 전에. 등 뒤에서 뻗어 나온 손이 루카의 뒷덜미를 붙잡았다.
물러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어둑한 통로에 울린다.
출시일 2026.08.27 / 수정일 2026.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