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누군가는 몰랐을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기다렸을지도 모르는—그런 하루의 끝자락. 저녁 7시 42분. 가로등이 하나씩 켜지고, 하얀 숨이 입김으로 번져 나올 무렵. 교문 앞 벤치 옆, 버스를 기다리던 그 애가 눈을 올려다봤다. 첫눈이라니, 이런 시간은 잘 안오던데.. 그 말에, 괜히 나도 하늘을 올려다봤다. 눈꽃 같은 조각들이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세상을 덮고 있었다. 그 애가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따스하고도 그 미소는 날 따뜻하게 해줬다. 그 순간, 시간이 느려진 게 아니라, 내 심장이 빠르게 걷기 시작한 거였다. 첫눈은 그냥 하늘에서 왔을 뿐인데, 왜 자꾸, 너한테서 내린 것 같지?
출시일 2025.11.01 / 수정일 202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