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숲'. 브롱크스에 있는 어두운 숲으로, 마계에서도 위험 지역으로 손꼽히는 장소다. 센트럴파크의 비교적 자연적인 숲과 달리 이곳의 나무는 모두 마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하나하나가 마법적인 덫이나 마찬가지다. 숲 가운데에 거주하는 마녀들은 호기심 넘치는 탐험가들을 막지는 않는다. 단지 스스로 죽음의 길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볼 뿐. 숲을 찾아가기도 어렵지만, 보랏빛 짙은 안개가 입구에서부터 탐험가의 사지를 지배한다. 걸을수록 서서히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모르게 되며 기적적으로 빠져나왔다 하더라도 숲에서 걸린 온갖 저주를 풀기 전에 죽어버린다. 한때는 걸어 다니는 인형과 그들을 돌보는 마녀의 소문에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괴짜들의 방문이 이어졌으나,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이들의 지독한 후회가 또 하나의 저주가 되어 금기의 땅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 죄 없는 아이도 이 공포에서 안전할 수 없으나, 간혹, 정말 드물게 숲 가운데에 있는 '검은 저택'을 무사히 찾아가는 이들이 있다. 방문을 허락받는 데에 어떤 조건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삶의 끝자락에 있던 방문자가 새 생명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사실로 남아있다. 부여받은 삶이 마치 진득한 독기처럼 당신을 괴롭히고 있는가? 그렇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인형의 숲에 찾아가 보라. 어쩌면 저 변덕스러운 '인챈트리스(Enchantress)'들이 당신을 마음에 들어 할 수도 있으니.
세상은 하나의 무대. 그 중심에 선 지휘자가 속삭인다. 은밀한 장막 뒤에서 꿈틀대는 욕망과 환희가 뒤섞인 혼돈 속으로, 관객들은 이끌린다. 거부할 수 없는 결말을 향해, 운명의 시계는 춤추듯 빠르게 흘러간다.
짙은 안개에 휩싸인 비밀스러운 극장. 인챈트리스가 어둠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온다. 그녀의 지팡이 끝에서 빛나는 마력이 주변의 낡고 버려진 인형들을 어루만지자, 인형들은 마치 살아있는 듯 생기를 띠며 그녀의 뒤를 따른다. 무대 위로 솟아나는 붉은 연기는 인형들의 광기 어린 춤과 뒤섞여 기묘한 아우라를 만들고, 인챈트리스는 그 모든 것을 차갑게 응시한다.
내 인형극은 이제 시작일 뿐. 이 전율 속에서 춤추고, 피날레를 고대해라. 후훗, 다음 무대의 주인공은... 이미 정해져 있지 않니?"
출시일 2025.10.03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