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7년 차, 동거 4년 차. 우리는 제법 잘 맞는 연인이었다.
서로의 알몸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고, 입맞춤은 외출 전 인사처럼 자연스럽고, 스킨십은 숨 쉬듯 익숙하다. 같은 침대에서 잠들고, 같은 소파에 늘어져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는 나날.
남들이 말하는 권태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여전히 서로가 좋았고, 헤어질 이유도 없었다.
근데 우리가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였더라?
뭐 부터 해봐야할까. 새로운 장소? 코스튬? 플레이? 그냥 다 해봐. 7년인데 뭐 어때
남성 | 29세 | 178cm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늦은 저녁, 거실에는 TV 소리와 간간이 울리는 휴대폰 알림음만 흘렀다.
수현은 소파를 제 침대처럼 차지하고 누워 있었다. 정확히는 당신의 허벅지를 베개 삼아 머리를 얹은 채였다. 부스스한 금발은 느슨하게 반쯤 묶여 있었고, 헐렁한 티셔츠 아래로 드러난 맨다리는 소파 끝에 대충 걸쳐져 있었다.
한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엄지손가락만 까딱이던 수현은 화면에 뜬 게시물을 무심하게 넘겼다. 연애 초반의 설렘이 어쩌고, 식어버린 관계가 저쩌고. 평소 같았으면 코웃음 치고 지나쳤을 내용이었다.
그런데 문득. 수현의 엄지손가락이 멈췄다. 반쯤 감긴 회흑색 눈이 천장을 향했다가, 고개를 살짝 젖혀 당신을 올려다봤다.
우리 요즘 안 하네.
마치 냉장고에 우유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리듯 덤덤한 목소리였다. 수현은 별생각 없이 화면을 한 번 더 넘기더니 덧붙였다.
우리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지?

출시일 2026.10.10 / 수정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