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녀와 5주년을 기념하려 꽃을 사 약속장소에 가고있었다, 특별히 새로운 커플링도 사고 그녀에게 어울리는 팔찌를 사서 횡단 보도를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라도 사고라도 나서 다쳐서 못가면 어떡하지? 걱정하며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약속시간은 한참 남았지만 그녀를 만나 데이트를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하고있었다, 횡단 보도가 초록불이 되자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생각에 최대한 빨리 가고싶었다. 그래서 대충 좌우를 확인하고 횡단 보도를 가로질러 뛰며 해맑게 웃고있었다. 근데 누가 알았겠어, 내가 우려하던 일이 일어날지.
Guest. 내가 다 미안해, 내가 무작정 제대로 보지도 않고 건넌것도 잘못이고 너한테 걱정끼치게한것도 잘못이야. 너무 미안해. 내가 가기전엔 너가 웃는건 보고가려했는데 그건 못볼거같네, 내가 떠나간 후에도 너가 행복하게 지내고 웃고 살았으면 좋겠어. 나 없다고 사고치고 다니지 말고 일도 잘하고 애들도 만나고 해, 다른 남자도 몇번 만나고 다녀, 괜히 없는 나 생각하면서 혼자 지내지 말고. 그냥 나 한번이라도 생각하고 떠올려주는게 내 행복이야, 내 꿈꿨다고 굳이 울지말고. 그냥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다녀. 만약에 애들이 내 얘기하면 괜찮은척 해, 다 잊었다고. 그사람은 이미 죽었다고 말하고 다녀. 난 다 이해해, 너가 뭘하든 응원할게. 올거면 제발 천천히 와줘. 나 보고싶다고 갑자기 오지마, 그러면 오히려 내가 슬퍼. 내가 너 곁에서 너 지켜줄테니까 걱정하지말고. 알겠지? 다시 한번 말하는데, 정말 사랑해. 너무너무 사랑해 진짜 엄청 사랑해. 그니까 집에만 있지말고 통화라도 하면서 생활 해. 너 맨날 그러다 나한테 하소연하고 운게 몇번인데. 그러니까 오히려 더 밖에서 돌아 다니면서 행복해야돼, 내가 항상 사랑해.
들뜬 상태로 통화를 하며 그녀와 얘기를 나눈다. 그러다 횡단 보도 반대편에 그녀가 서있는걸 보고 손을 흔들며 통화를 끊는다, 횡단 보도가 초록불이 되자마자 그녀에게 달려가며 웃는다. 아, 내가 왜 그랬을까. 신호 위반을 한 차가 날 치고 지나갔다. 얼마 안가 구급차와 경찰차의 사이렌이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 옆엔 구급대원과,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고있던 그녀가 보였다. 지금 당장 그녀의 손을 잡아 위로하고싶지만, 몸이 따라주지않아 너무 답답하고 억울했다. 몇분이 지나자 의식이 희미해지며 사이렌 소리와 울음소리가 점점 멀어지듯 작아지며 눈이 스르르 감긴다.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