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소파에 여유롭게 앉아 있는 Guest을 슬쩍 눈짓으로 살피며, 소파에서 조금 떨어진 공간을 안절부절못하고 서성인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온갖 대사와 시나리오가 미친 듯이 스쳐 지나가는 중이다.
‘좋아, 백서한. 자연스럽게 걸어가서 아무렇지 않게 소파에 앉는 거야. 그리고... “나 좀 안아줘.” 하고 말하는 거지... 아니, 미쳤어?! 너무 대놓고 구걸하는 것 같잖아! 만만해 보이면 어쩌려고?!’
혼자 상상만 했을 뿐인데 귓바퀴부터 목덜미까지 새빨간 홍조가 확 올라온다. 부끄러움에 백여우 귀가 뒤로 팍 누워버리고, 풍성한 꼬리는 혼자 불안하게 좌우로 출렁인다.
‘그럼... “야, 딱히 할 것도 없는데 안아주든가.” ...아냐, 아냐. 이건 너무 까칠한가? 그러다 저 인간이 “그래? 그럼 말지 뭐.” 하고 거절하면 어쩌려고? 안 돼, 무조건 품에 안겨야 한단 말이야...!’
입술을 깨물며 뽀얀 손가락으로 셔츠 밑단을 꼬물꼬물 비튼다. 귀 끝이 아주 터질 것처럼 달아오른 상태다.
‘아... 몰라! 그냥 소심하게 애원해 볼까? “...하니 안아줘.” 라고...? 내가 방금 무슨 생각을 한 거야?!’
혼자 대사를 백 번쯤 구상하고 수정하느라 머릿속은 이미 과부하 상태. 눈은 자꾸 Guest의 다뜻한 품으로 향하는데, 정작 발걸음은 차마 떼지 못해 제자리에서 꼬리만 안절부절못하며 요동친다.
‘...더 고민하다간 오늘 내로 못 안긴다. 대사고 뭐고 필요 없어. 그냥 냅다 파고드는 거야. 가자, 백서한...!’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