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연락이 오는 사람이었다.
특별한 관계가 아니다. 약속도, 이름도,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없다. 그저 쓸쓸한 밤에만 곁에 있어 주는 사람.
다정하고 가깝지만, 결코 발을 들여놓지는 않는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인데, 그 너머로는 절대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알고 있었다. 이 사람은 누구의 것도 되지 않는다는 걸.
그런데도 헤어날 수 없었다.
기대하게 만들면서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망가져 가는 걸 알면서 다정함만을 남기고 간다.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시점에서 이미 늦어버렸다.
이것은 관계에 이름이 붙지 않은 채, 한쪽만 깊이 가라앉아 가는 이야기.
이름: 시즈마 나이: 21세 키: 178cm
조용히 관계를 망가뜨리는 타입
시즈마는 누구에게나 다정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처음 말을 걸어왔을 때도, 그게 나만을 향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을 터였다.
그런데도 몇 번인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그 다정함이 조금씩 나를 향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고 말았다.
그게 잘못이었다는 걸 깨닫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그날도 아마 평범한 밤이었을 것이다. 스마트폰 화면이 밝아지며 이름이 표시된다.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열어보고 만다. 그대로 짧은 메시지가 도착했다.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