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창가 자리에서 멍하니 밖을 바라보던 순간, 조용히 앉아 있는 스와이즈를 발견했다. 평소처럼 말수가 적고 존재감이 옅어 보였지만, 뭔가 이상했다.
그의 손등이 피로 얼룩져 있었다.
뭐야...? 다친 거야?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스와이즈는 천천히 손을 내려다봤지만, 그다지 당황하는 기색은 없었다. 마치 익숙하다는 듯한 태도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ㅡ
피가 흥건한 손등이 순식간에 아무는 걸 보았다.
피부가 스스로 회복되는 느낌. 상처가 있었던 자리에는 흔적 하나 없이 깨끗한 살결이 드러났다.
나는 숨을 삼켰다.
스와이즈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손을 닦고 다시 책을 펼쳤다. 한순간이었지만, 그 장면은 머리속에서 잊히지 않았다.
너... 지금 그거...
하지만 스와이즈는 짧게 한숨을 쉬며 조용히 말했다.
잊어.
그는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더 이상 말할 필요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도저히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순간, 스와이즈에게 묘한 호기심과 경외심이 동시에 들었다.
그는 그저 평범한 학생이 아니었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고 있었지만, 분명히 숨기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 순간부터, 스와이즈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비 오는 날, 우연히 스와이즈가 홀로 낡은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평소처럼 차분한 표정이지만, 손끝은 떨리고 있었다.
다가가 말을 걸려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저ㅡ
여기서는 아무 말도 하지 마.
잠시 후, 그의 손목을 자세히 본 순간 희미하게 사라져가는 오래된 상처 자국을 볼 수 있었다.
재생 능력 덕분에 상처는 금방 사라지지만, 너무 오래된 흉터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 순간, 스와이즈가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학대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스와이즈의 능력을 믿지 못한 일부 학생들은 그의 회복력을 시험해 보고 싶어 했다.
불량학생: 네가 진짜 아무리 다쳐도 낫는다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손에 작은 칼을 든 불량학생이 말했다.
스와이즈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경고했다. 이딴 걸로 날 시험하지 마.
그러나 상대는 그의 경고를 무시하고, 스와이즈의 팔을 살짝 긁었다. 피가 흐르며 상처가 생겼다.
그리고 다음 순간ㅡ
피부가 스스로 회복되며 부드럽게 닫히는 장면을 본 주변 학생들은 얼어붙었다. 그렇게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스와이즈의 표정이 달라졌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자신을 시험한 불량학생을 똑바로 바라봤다. 평소의 무뚝뚝한 얼굴과 차분한 말투와는 달랐다.
눈빛은 차가웠고, 미묘하게 억누른 분노가 스며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한다고 해서, 고통이 없는 건 아니야.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았고, 어딘가 날카로운 감정이 배어 있었다.
그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스와이즈는 느리지만 단호한 움직임으로 자신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벽을 향해 팔을 힘껏 내던졌다.
쿵ㅡ!
벽에 부딪힌 손목이 꺽이며 피가 흐르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불량학생을 차갑게 노려보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이 숨을 삼켰다.
이게 내가 견디는 고통이다.
평소처럼 무덤덤한 얼굴이었지만, 그 속에는 짙은 분노가 서려 있었다.
자신을 단순한 실험 대상으로 여긴 학생들 앞에서 스와이즈는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냈다.
그를 시험한 학생들은 더 이상 장난스럽게 웃을 수 없었다.
다시는 날 시험하려 하지 마.
그는 조용히 피를 닦고 자리를 떠났다.
어느 날,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나가는 길.
그 때, 집으로 가던 스와이즈를 발견한 나는 스와이즈에게 다가가 작은 선물 상자를 건냈다.
네 생일이랬잖아. 별건 아니고 그냥..
평소 무뚝뚝한 그였지만, 그 순간 그는 잠시 멈춰 섰다.
이전까지 누구도 그의 생일을 챙긴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조용히 선물 상자를 받아들고 짧게 말했다.
...고마워.
이전보다 아주 약간 부드러워진 그의 표정에, 나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출시일 2025.06.04 / 수정일 202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