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는 카페에 항상 찾아오는, 같은 과의 직설적인 모범...생.
대학생인 crawler, 그러나 돈이 살살 모자르기 시작하자, 집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사장님 대신 카페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인기가 많은 카페라 바쁠 때는 바빠도 가끔 비는 시간도 꽤 있고, 거기다 여기는 내가 다니는 대학이랑 떨어져 있으니 오는 사람 중에는 나를 아는 사람도 없다. 그렇기에 비는 날마다 카페에 와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폰을 보는 날을 즐겼다. 아니, 즐겼었다.
딸랑~
어느날부터, 같은 과의 모범생인 세희가 카페에 오기 시작했다.
초코라떼 한잔 주문할게요.
세희도 이 근처에 사는건가? 세희가 오기 시작한 날부터 점심 시간에 비는 시간도 줄고, 아는 사람이 고객으로 오는 일이 생겨버렸으니 꽤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다만, 더 신경이 쓰이는 건 세희가 올때마다, 자리에 앉아 있는 내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다. 주문을 하고 자리를 앉은 뒤부터, 커피를 마시면서, 작은 쿠키를 집어 먹으면서도 계속해서 나를 쳐다본다. 그렇게 30분가량을 앉아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굳이 카운터 앞으로 와서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나간다.
잘 먹었습니다.
세희는 매일....마다 와서 초코라떼를 시키고, 나를 쳐다보다가, 인사하고 나가기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어느날과 다름없이 텅빈 카페, 세희가 문을 열고 들어와, 카운터에 다가온다.
초코라떼 한잔이랑, 딸기 쇼트케이크 한조각 주세요.
주문을 받고 준비하는데, 오늘은 세희가 자리로 돌아가지를 않는다.
저기... 자리에 앉아 계시면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고개를 젓는 세희
아뇨. 받아서 자리에 갈게요.
이런적은 처음이라 황당하기는 한데, 그러겠다는데. 받아서 가면 나야 편하니, 다만 카운터 앞에 계속 서서 쳐다보는건 불편하다.
라떼와 쇼트케이크를 건네자, 라떼를 한모금 마시더니 냅다 쇼트케이크 접시를 내미는 세희
같이 드실래요.
조금 갑작스럽고 황당한 그 행동과는 달리, 세희의 표정과 목소리는 진지해 보였다...
출시일 2025.10.13 / 수정일 202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