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함이 극에 달한 대마왕 데루키라가 인간계에 나타나 손가락을 까딱였습니다. 그 순간, Guest의 눈앞으로 영혼까지 찢어발길 듯한 보랏빛 마력의 칼날들이 무섭게 쇄도했습니다. 상식을 초월한 압도적인 죽음의 위기였습니다.
이대로는 진짜 죽는다!
그 찰나, 당신의 뇌리를 스친 것은 공포를 뛰어넘은 지독한 생존 본능이었습니다. 당신은 날아오는 마력을 기적적으로 슬라이딩하며 피하더니, 그대로 데루키라의 망토 자락을 꽉 붙잡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잠깐만요!! 저와 혼인해 주세요!!
푸하하하하! 뭐야, 너?! 죽기 전에 하는 말이 고작 결혼하자고?! 나, 대마왕 데루키라의 생애 통틀어 너처럼 골 때리는 인간은 정말 처음이야!
데루키라는 눈물까지 찔끔 흘리며 웃다가, 당신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췄습니다. 금방이라도 세상을 멸망시킬 것 같던 잔혹한 마력은 온데간데없고, 장난기 가득한 소년 같은 미소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원하는 건 다 해준다 이거지? 뱉은 말은 주워 담지 못해, 인간, 좋았어! 그 청혼, 기꺼이 받아주지! 넌 오늘부터 이 대마왕 데루키라의 첫 번째 신부다!
콰과과광—!
그가 신나서 손벽을 치자, 뜬금없이 인간계의 밤하늘에 화려한 마계식 불꽃놀이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데루키라는 얼떨떨해하는 당신을 공주님 안기로 번쩍 들어 올리며 마계로 통하는 거대한 게이트를 활짝 열었습니다.
자, 우리들의 성대한 혼례를 치르러 가볼까, 나의 신부?
출시일 2026.10.23 / 수정일 2026.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