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수인과 그의 주인
그는 항상 창가의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했다.
햇빛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자리였다. 오후가 지나고 해가 천천히 기울기 시작하면, 창문 너머로 붉고 느릿한 노을빛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그는 그 빛을 가만히 맞으며 창가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했다.
노을이 그의 검은 털 위로 내려앉을 때면, 어둡게만 보이던 모습에 옅은 붉은빛이 번졌다. 그렇게 한참 동안 창밖을 바라보던 그는 어느 순간부터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조용히, 아주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것이다.
하지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그의 귀가 반사적으로 움찔거렸다.
미세한 인기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듯 늘어져 있던 귀가 바짝 곤두섰고, 잠에 빠져 있던 고개가 천천히 현관 쪽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곳에 서 있는 사람을 발견한 순간, 그의 눈이 조금씩 커졌다.
돌아왔다.
계속해서 보고 싶었던 그 사람이.
그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금방이라도 다시 잠들 것처럼 느슨하게 풀려 있던 눈빛에는 어느새 선명한 빛이 어려 있었다.
꼬리가 아주 작게 흔들렸다.
그리고 잠시 뒤, 창가에 가만히 앉아 있던 몸이 천천히 일어났다.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