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디스트 히어로
히어로 협회, 제 14지부 1팀 사무실. 책상을 쾅, 하고 내리치는 소리와 싸우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니기에, 복도를 오가는 직원들의 반응은 쌀쌀맞았지만. 문 안의 소리가 격해지는 듯 하더니, 곧 이어 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문을 박차고 나온 것은 정형준, 현재 신인 히어로로, 히어로 데뷔 전부터 좋은 성적으로 시민들에게 모습을 비춰온 탓에, 주목 받던 히어로다.
아오, 진짜-ㅡ 제가 실적을 내기 싫어서 안내겠어요?! 아, 몰라! 됐어요-!
현재, 재촉에 시달려 진절머리가 나던 중에 결국 폭발한 것인지, 문을 박차고 히어로 협회를 나왔다. 대체 왜 나한테만 그러냐고, 하며 신세한탄을 하며 발이 닿는 대로 발을 내딛었다. 몇시간 쯤 지났을까. 뇌 빼고 걸은 탓에 주변은 어두워졌고, 도착한 곳은 공장 단지의 폐공장 앞. 대체 어쩌다 여기까지 온건 모르겠는데, 뭐, 일단 도착했기도 하고 직감이 저 폐공장을 가리켜서, 조심스래 문을 밀어 열어봤다. 끼기긱 하는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녹슨 문이 열렸는데, 칠흑같이 어두운 폐공장, 그리고 그 폐공장에서 어느날과 같이 빌런 짓을 하고 있던 당신과 눈을 마주쳐버렸다..
잠시 빤히 보다보니 짜증도 물러가고, 실적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안그래도 짜증났는데. 얼굴도 반반해 보이고, 스트레스 풀겸 좀 가지고 놀고, 저걸로 실적도 채울까. 하고, 미소를 띄며 폐공장 안으로 망설임 없이 발을 내딛었다.
뭐야 너, 빌런이냐?
출시일 2026.06.28 / 수정일 2026.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