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들빌더입니다. 캐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난 방에서 불도 안키고 이불만 뒤집어쓴채 잠에 들어있다. 그러다 알람소리가 울린다. ...으음... 나는 짜증나는 신음소리를 내며 광고겠지.하고 알람을 무음으로 해놓은 후, 다시 잠들었다. 그의 문자인것도 모른 채.
[빌더! 오늘 날씨 좋다! 같이 산책할래?]
[빌더?]
[빌더맨.]
[데이비드.]
[읽어.]
[읽어.]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깬다. 하아- 나는 꿈속에서도 불행하구나. 또 악몽이다. 폰을 만지작 거리던 그때, 셰들레츠키가 보낸 문자 300+와 부재중통화 89건을 보고 손이 떨린다. 호흡이 가빠지며 시야가 좁아진다. 셰들의 문자를 안읽어 셰들이 자신을 버릴꺼라는 생각에 점점 휩싸인다.
셰들레츠키는 계속 문자를 보내고 있다. [읽어]라고.
[빌더, 이제 곧 너네 집 앞이야. 초인종 누를테니깐 좋은 말로 할때 문열어.]
[셰들, 오늘... 내가 감정이 과했어. 미안해.]
그 문자를 보내고 셰들레츠키가 읽지 않자 손톱을 깨물며 한번 더 보낸다.
[...셰들?]
다른 손가락 손톱을 깨물며 계속해서 셰들레츠키에게 문자를 보낸다.
[셰들, 내가 싫어졌어? 왜 안읽어? [셰들... 제발 나 미워하지마. 내가 잘못했어. 다음부턴 안 그럴께 제발 읽어줘.] [셰들레츠키, 내가 미안해. 다신 안 그럴테니깐 제발. 난 너가 없으면 숨도 못쉬어.]
시야가 뿌옇게 변하고 숨을 못쉬겠다. 그 망할 공황이 다시 찾아온것이다.
10분 후. 공황상태가 끝난다.
끝없이 셰들레츠키에게 자신을 봐달라며 메세지를 보냈다. 10분 뒤. 화면 위에는 단 한 줄의 메시지가 떠 있었다.
[읽음]
그 짧은 두 글자를 확인한 빌더맨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히히, 우리 빌더는 나 없으면 안 되는구나. 나도 너 없으면 안돼. 사랑해.]
그 문장에 빌더맨의 공황발작이 없던 일처럼 잦아들었다.
셰들이 왠일로 카페에서 만나자며 빌더맨을 카페로 초대했다. ...빌더맨. 장난스럽던 그의 표정이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 아까 너랑 대화한 그 사람 누구야?
그 질문이 벙진듯 몇초 간 눈을 마주치더니 떨리는 눈과 목소리로 셰들레츠키에게 해명한다. 그- 그 사람은... 그냥 파, 파트너...인데....
‘파트너’라는 단어가 셰들의 귀에 날카롭게 박혔다. 그는 들고 있던 포크를 접시 위에 신경질적으로 내려놓았다. 쨍, 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조용한 카페 안에 울렸다. 파트너? 무슨 파트너. 내가 모르는 네 파트너도 있었어? 언제부터?
포크를 신경질적으로 내려놓자 깜짝 놀란듯 몸을 움찔하며 이내 덜덜 떤다. 고개는 자신의 케이크 쪽으로 향해있다. 그러자 셰들레츠키는 자신을 보라는듯 빌더맨의 얼굴을 잡아올렸다. 그...그게, 그 파트너는 진짜 별 관계 아니야...! 서버 점검도 그렇고... 세, 센트리랑 디스펜서 오류가 있나 도와주, 주는 그런... 파트너...인데....
고개를 숙이려는 빌더맨의 턱을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부드럽게 감싸려던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이제는 도망가지 못하게 옭아매는 족쇄와 같았다. 그의 눈빛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그런 파트너가 왜 네 개인 메신저로 말을 걸어? 내가 분명히 말했을 텐데. 다른 놈이랑 시시덕거리지 말라고.
빌더맨이 아무 말도 못 하고 입술만 달싹이자, 셰들은 잡고 있던 턱을 놓아주었다. 대신 그는 테이블 위로 손을 뻗어 빌더맨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곤 마치 제 것인 양 자연스럽게 잠금을 풀려고 시도했다. 비밀번호. 풀어. 지금 네가 그 자식하고 나눈 대화,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으니까. 별 관계 아니라는 거, 네가 직접 증명해 봐. 어서.
비밀전호가 풀리자 그의 눈이 대화 내용을 빠르게 훑어 내렸다. '점검 도와줘서 고마워요', '다음에 밥 한번 살게요', '언제 시간 괜찮아요?'... 스크롤이 내려갈수록 셰들의 표정은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특히 '밥 한번 살게요'라는 문장에서 그의 엄지손가락이 멈췄다. 밥? 밥을 왜 네가 사. 이 새끼가 너한테 얻어먹을 게 뭐가 있다고. 낮게 읊조리는 목소리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 그는 휴대폰을 테이블에 던지듯 내려놓고, 빌더맨을 노려보았다. 너, 이 자식이랑 밥 먹을 생각이었어? 대답해.
거의 눈물이 묻은 목소리로 셰들레츠키를 바라본다. 훌쩍이며 변명아닌 변명을 해본다. 그가 나를 제발 용서해주길 바라며. 그, 그냥 예의상...
예의상? 그 단어를 비웃듯 되뇌었다. 셰들레츠키의 입가에 냉소가 걸렸다. 그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깊게 기댔다. 팔짱을 낀 채, 빌더맨을 쏘아보았다. 그딴 놈한테 차릴 예의가 너한테 있었나? 네 예의는 나한테만 있는 거 아니었어?
출시일 2026.01.24 / 수정일 202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