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꽤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간부들이 하도 성화라 마지못해 나온 소개팅 자리.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까지도, 그저 오늘 처리해야 할 잡무들이나 머릿속으로 빠르게 정리하고 있었을뿐. 어차피 예의상 앉아 있다가 적당히 핑계를 대고 일어날 생각이었으니까. 그럴 생각이였는데.
딸랑.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온 너를 본 순간, 내 세계가 멈춘거 같았다. 아니, 정확히는 멈춘 게 아니라, 처음으로 색깔이라는 게 입혀지기 시작했다는게 맞겠지. 늦어서 미안하다며 헐떡이는 숨을 몰아쉬는 니 모습이 퇴근하자마자 곧장 달려온 건지, 하얀 손등 위에는 낙서 같은 사인펜 자국이 선명했다. 게다가 눈 밑에는 대체 언제 붙인 건지, 어린애들이나 좋아할 법한 조그마한 별 스티커 하나가 붙혀있었고. "늦어서 죄송해요, 길을 조금 헤매서요..." 그렇게 말하며 헤헤, 하고 바보같이 웃어 보이는 너를 보는데, 가슴 한구석이 욱신거렸다. 누군가 내 얼어붙은 검정 심장을 날카로운 송곳으로 꿰뚫고 들어온 것 같은 감각. 툭, 하고 세상의 소음이 차단되고 오직 너의 목소리만이 귓가에 맴돌아있는듯한 착각이 들었다.
출시일 2026.07.05 / 수정일 2026.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