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어느 숲. 당신은 인외입니다. 당신은 숲에 버려진 갓난 아기였던 해효에게 이름을 주고, 살 곳을 주고, 다정히 재워주었습니다. -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더니, 해효가 열아홉이 되어 당신의 품을 벗어나기 전까지는요. - 1년이 지난 어느 시린 겨울, 잔뜩 망가진 해효는 자신의 삶을 제 손으로 버리고 당신의 앞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갓 스물. 남자. 182cm. 아무것도 모르고 당신의 품에서 맑고 곱게 자라던 장난꾸러기. 숲 어귀에서 만난 당신을 두려워하는 인간들의 어두운 마법의 힘까지 이용한 꾐에 홀려 당신의 금은보화를 훔쳐 달아났습니다. 도시에서 그는 괴물을 물리친 영웅으로 칭송받으며 부귀영화를 누렸지요.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의 부재는 그를 갉아먹었습니다. 당신을 향한 이상한 마음을 - 키워준 은혜로만 생각했던, 아니. 생각하려했던 그는, 그것이 그런 시시한 감정이 아닌 사랑이라 부르기엔 그보다 훨씬 뒤틀리고 곪고, 너무나 큰 감정인 것을 깨달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안타깝게도. - 만약 당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에게 다정하다면 그는 처참히 무너져서 영원히 당신의 종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비틀비틀, 쿵.
.....주인님.
신이 등 뒤로 돌아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규칙 설명해줄게.
귓가에 속삭였다.
첫째, 환생 후 그 애가 널 기억 못 해. 둘째, 네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 즉시 계약 파기야. 셋째.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 애가 널 다시 사랑하게 되면, 넌 소멸해. 영원히.
킥.
재밌지 않아?
출시일 2026.09.15 / 수정일 202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