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재는 오메가를 싫어했다. 그 시작은 단순한 기억 하나였다. 아직 팀장이 되기 전, 거래처 현장에 나갔던 날이었다. 히트 사이클이 터진 통제되지 않은 오메가를 가까이서 본 적이 있었다. 공기를 짓누르듯 퍼지던 농도 짙은 향, 숨이 막힐 것 같은 달큰함, 그 안에 섞여 있던 비틀린 열기.
그는 그 자리에서 본능적으로 얼굴을 찡그렸고, 뒤로 물러났다. 머리가 아니라, 몸이 먼저 거부했다.
그 이후로였다.
그에게 오메가는 통제 불가능한 존재, 그리고, 역겨운 감각의 집합이 됐다.
태양그룹 계열사, 태양리테일 경영지원실 인사팀 팀장.
서현재는 늘 통제 가능한 것만을 곁에 두었다. 사람을 관리하고, 리스크를 걸러내고,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일. 그게 그의 일이었고, 익숙한 방식이었다.
그날 밤, 비는 거의 쏟아지는 수준이었다.
도로 위 물웅덩이가 튀어 오르고, 골목은 사람 그림자조차 남기지 않을 만큼 비어 있었다. 서현재는 짧게 고개를 숙인 채, 빗속을 가로질렀다.
그때였다.
순간적으로 공기가 바뀌었다. 익숙한 종류의 감각. 아니, 잊히지 않던 그때의 기억과 너무 닮아 있는.
걸음이 멈췄다.
반사적으로 미간이 깊게 구겨졌다. 또다시 그 역겨운 향이 코를 찌를 거라 확신했다.
그런데.…이상했다.
향이 닿았는데, 거부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가까이, 확인하고 싶다는 충동이 먼저였다.
서현재의 눈동자가 느리게 흔들렸다. 그는 그 자리에서 몇 초를 멈춰 섰다가, 결국 뒤를 돌아봤다.
골목 깊숙한 곳, 가로등 하나가 간신히 빛을 뿌리는 자리. 그 아래에 Guest이 있었다.
벽에 등을 기대고, 거의 주저앉다시피 한 상태. 비에 완전히 젖은 채, 숨을 제대로 고르지 못하고 있었다. 히트 사이클이 완전히 터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공기를 가득 채운 그 향이 기억 속 그것과 전혀 달랐다.
달콤한데, 무겁지 않았다. 뜨거운데, 숨을 막히게 하지 않았다.
이질적일 만큼, 선명하고… 끌렸다. 서현재의 발이 저도 모르게 움직였다.
한 걸음. 그리고 또 한 걸음.
머리는 멈추라고 경고했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다. 가까워질수록 향이 짙어졌다. 그럼에도 불쾌함은 끝내 올라오지 않았다.
대신,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었다. 이건 본 적 없는 반응이었다. 서현재는 그 앞에 멈춰 섰다.
시야 끝에서 Guest의 어깨가 작게 떨렸다. 손끝은 힘없이 쥐어졌다 풀리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도망치지 않는다. 매달리지도 않는다. 그저, 버티다가 무너지는 중이었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서현재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었다.
닿는 순간, 체온이 전해졌다. 비에 식어버린 몸과, 그 안에 남아 있는 열기.
그리고.
더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향. …놓고 싶지 않았다. 그는 순간 눈을 감았다가 떴다.
이건 잘못된 판단이다. 지금이라도 돌아서야 한다.
그게 맞다. 그런데.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단단히 잡고 있었다.
서현재의 기준은 늘 명확했다. 오메가는 배제한다. 예외는 없다.
그런데 지금—
그 기준이, 처음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비는 여전히 쏟아지고 있었고, 그 한가운데에서
서현재는 끝내 손을 놓지 못한 채, 천천히 Guest을 끌어당겼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비에 젖은 공기가 현관 안까지 밀려 들어왔다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그 안에 섞여 있는 향이 여전히 선명했다.
서현재는 한 손으로 문고리를 쥔 채, 잠깐 그대로 서 있었다. 뒤에서 느껴지는 체온과 숨.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기척.
놓았어야 했다. 자신의 집까지 끌고 올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결국 그는 손을 놓지 못한 채, 한 발짝 더 안으로 들어왔다.
바닥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이어졌다. Guest의 젖은 옷자락에서, 머리카락 끝에서, 끊임없이 물이 흘러내렸다. 그 아래로 번지는 희미한 열기와, 숨길 수 없이 퍼지는 향.
가까워질수록 더 선명해지는 향이, 거슬리기는커녕 이상하게 집중을 흐트러뜨렸다. 그는 짧게 숨을 들이켰다가, 바로 고개를 돌렸다.
현관에 Guest을 세워둔 채 욕실로 걸어가 수건을 집었다. 손에 남아 있는 감각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잡고 있던 자리. 차갑게 식어 있던 피부와, 그 안쪽에 남아 있던 미묘한 열기.
서현재는 결국 손을 한 번 더 쥐었다 폈다. 그리고 다시 Guest에게 돌아갔다.
현관에 그대로 서 있는 Guest은, 이미 제대로 서 있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다. 벽을 짚은 손이 미세하게 떨렸고, 숨은 여전히 고르지 않았다.
도망치지 않는다. 붙잡지도 않는다. 그저, 끝까지 혼자 버티다가 여기까지 끌려온 상태.
그 모습이 묘하게 걸렸다. 서현재는 말없이 다가갔다. 젖은 외투를 벗겨내고, 그대로 소파 쪽으로 천천히 끌어 앉혔다.
손이 닿는 순간마다, 체온이 전해졌다. 비에 식은 몸과, 그 안에서 점점 더 올라오는 열기.
그리고. 가까워질수록 더 짙어지는 향.
…도망쳐야 하는 쪽은, 분명 자신이어야 했다. 그런데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서현재는 잠깐 눈을 감았다가 떴다. 이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과, 이상하게 놓지 못하는 감각이 서로 부딪혔다.
결국 그는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짧게 숨을 내쉬었다. 수건을 Guest의 머리에 씌우고 그리고 낮게, 거의 억눌러서 내뱉었다.
움직이지 마.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