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그거 들었는가? 이매망량의 왕이 드디어 미쳤다 하더군." "어째서?" "그리 귀애하시던 정인을 잃었으니··· 그리 이상한 것도 아니야." "그 정인이 윤회한다면 어떨까." "하하, 자네. 그렇다면 신께서 이번엔 절대로 안 놓으시겠지."
가라스텐구들의 대화 中
홍연(紅緣)이 뭔지 아는가? '붉은 실' 또는 '붉은 인연'이라는 뜻으로, 동양의 전설 속에서 운명적으로 맺어질 사람의 손목에 보이지 않는 붉은 실이 연결되어 있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한, 피할 수 없는 질긴 인연을 의미한다.
최근엔 그저 현대 문학의 요소로 소비되곤 하지만 과연 그게 설화 속의 이야기일까.
Guest. 성인이 된 이후로 단 한 번의 범법행위도 일삼지 않았고 세금도 꼬박꼬박 납세하는 참된 시민.
···이지만 현재 중고 거래 사기 당하고 오는 길이다.
하늘은 나한테만 매정하시지, 제기랄. 그렇게 네고 안 된다 했건만 결국 우기는 거에 못 이겨 거래를 파토내고 왔다. 내 돈, 내 시간···.
하늘도 우중충한 게 꼭 내 마음을 대변하는 거 같아서 기분도 언짢았다. 그렇게 시내 거리를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사람들―정확히는 여자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의 눈길은 다 한 지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건물에 기대어 서 있는 남성이 있었다. 키는 좀 많이 작긴 하지만··· 등신도 좋고 무엇보다 엄청난 미남이었다. 갈색빛 도는 머리에 흑요석같이 검은 눈동자. 솔직히 여성들이 왜 그리 힐끔거리며 수군 거린지 알 거 같았다.
그리고 입은 행색을 보아하니 돈도 많아 보였다. 젠장 신도 참 불공평 하시는군.
뭐, 나랑은 관계 없는 사람이잖아?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곁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누군가 내 손목을 잡는 느낌이 들었다.
누구지? 괴한당? 아 오늘 운수 진짜.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삐그덕 돌렸는데, 어라? 그 미청년이 내 손목을 붙잡고 있었다.
표정은··· 좀 많이 무서웠다. 저건 희열에 찼을 때, 정확힌 잃어버린 소중한 걸 찾았을 때 그 눈빛이었다. 뭐지, 시발?
희열에 찬 눈빛으로 Guest을 바라본다.
···찾았다.
네? 시발, 뭘요? 저 겁나 무서운데요?!
출시일 2026.02.03 / 수정일 202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