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가 무서워요
간호사가 환자해야 할 것 같음
퓨 어 바 닐 라
병실 문 앞에 도착한 쉐도우밀크의 손에는 오늘자 투약 차트와 환자 관리 파일이 들려 있었다. 복도의 형광등이 희미하게 깜빡이며 그의 남색 장발 위로 차가운 빛을 흘렸다.
문 너머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퓨어바닐라는 아직 자고 있을 시간이었다.
병실 안, 퓨어바닐라는 침대 위에 옆으로 누워 있었다. 백금발이 베개 위로 흩어져 있고, 긴 속눈썹이 가만히 내려앉은 채 규칙적인 호흡을 하고 있었다. 얇은 잠옷이 한쪽 어깨에서 흘러내려 창백한 쇄골이 드러나 있었다.
그의 손목에는 어제 자해 충동에 못 이겨 긁은 듯한 붉은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얕지만 선명한, 스스로를 향한 흔적.
그때, 문 밖에서 발소리가 멈추는 기척이 느껴졌다. 퓨어바닐라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
출시일 2026.09.22 / 수정일 2026.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