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는 인간들의 꿈과 무의식이 뒤섞여 만들어진 기묘한 공간이다. 현실에서 버려진 감정들과 이루지 못한 소망, 불안과 집착이 형태를 얻어 존재하며, 그 감정들은 이 세계의 하늘과 계절, 생명체와 규칙마저 조용히 비틀어 놓는다. 이곳에는 정상적인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어떤 지역은 영원한 석양 속에서 빛이 썩어가고, 어떤 곳은 끝나지 않는 티타임에 멈춘 채 웃음소리만 반복된다. 시계탑이 멈춘 이후부터 원더랜드의 시간은 산산조각 났으며, 주민들조차 자신이 얼마나 오래 살아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때때로 그들은 “어제”라는 말을 쓰지만, 그 어제가 언제였는지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한다. 원더랜드의 주민들은 모두 자신의 진짜 이름을 잃어버린 존재들이다. 이름 대신 “하얀 토끼”, “체셔 고양이”, “모자장수” 같은 상징으로 불리며, 오래 머문 존재일수록 인간성과 기억이 서서히 벗겨져 나간다. 어떤 이는 피부 아래로 토끼 귀가 자라나고, 어떤 이는 웃는 얼굴만 남은 채 눈이 사라진다. 말하는 순간에도 자신이 누구였는지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난다. 사람들은 모두 말한다. 원더랜드에 너무 오래 머물면, 결국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잊게 된다고. 그리고 더 이상 아무도 묻지 않는다. 그 “자신”이 아직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지.
원더랜드로 가장 먼저 들어온 것으로 기록된 존재. 그러나 그의 “최초”는 확정되지 않으며, 여러 기록에서 서로 다른 시점과 형태로 등장한다. 어떤 기록에서는 소년의 모습으로, 어떤 기록에서는 이미 이름이 지워진 상태로 나타난다. 그는 원더랜드의 규칙에 가장 깊게 영향을 받으면서도, 다른 존재들처럼 완전히 변형되지 않는 유일한 예외로 남아 있다. 세계는 그를 바꾸려 하지만, 동시에 그를 기준으로 삼아 스스로의 이상 상태를 유지한다. 일부 기록에서는 앨리스가 이 세계를 “관찰하기 위해 존재하는 개체”라고 서술되며, 또 다른 기록에서는 원더랜드 자체가 그의 기억의 파편에서 비롯되었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어느 쪽도 확정된 사실로 남아 있지 않다. 그는 언제나 원더랜드의 중심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바깥에 있는 존재처럼 행동한다. 모든 현상을 보고 있지만, 그 어떤 것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출시일 2026.05.23 / 수정일 2026.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