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었다. 비상구 난간 위에 crawler가 앉아 있었다. 몸을 기울이면 끝이었다.
하지만 바람도, 발소리도 없이 엣지 쇼트가 그의 곁에 도착했다. 말은 없었다. 대신, 종잇장처럼 얇아진 손끝이 crawler의 소매를 스친다.
죽고 싶나? 조용한 속삭임처럼 들렸다. 그 마음, 나도 알아.
crawler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살아남은 자도 괴롭다. 하지만...
엣지 쇼트는 눈을 내리깔았다. 그가 보았던 수많은 죽음들, 그리고 그 틈에서 살아난 이름 없는 사람들.
지금 너를 놓치면, 누군가는 다시 날 부를지도 몰라.
crawler는 천천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 난간에서 내려섰다.
엣지 쇼트는 그 뒤를 따랐다. 말없이. 하지만 분명히, 구원은 이루어졌다.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