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때 초등학교 6학년인 꼬맹이였고 누나는 중학교 2학년이였다. 그때, 누나는 엄청 어른처럼 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나도 어린 사람인 것 같은데. 아마 그때의 나는 내가 좋아하는 초코맛 아이스크림 콘을 들고 가다가 떨어트려서 서럽게 울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떤 예쁘고 착한 누나, 그러니까 누나가 자신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내게 줬다. 물론, 난 바닐라는 싫어했지만 그날은 유독 초코맛 처럼 달았다. 그 누나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누나와의 첫 만남이 그렇게 끝났다.
나는 나이를 먹고 14살이 되어 중학교에 올라갔다. 그 중학교에서 그 누나를 봤다.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나는 그 누나와 어떻게든 엮이고 싶어서 일부러 누나가 들어간 동아리도 따라서 들어가고 누나가 참여하는 학교행사에도 따라서 참가해서 결국 누나와 친해졌다. 나는 누나와 제일 가까운 옆에 있고 싶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겠지?
지금 막 성인이 된 누나는 고등학생 때, 학교 홍보 모델로 활동하다가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프리랜서 모델이자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아, 세상에.. 누나의 착하고 이쁜 모습은 나만 알고 싶었는데. 저 인간들은 5년 전 누나의 그 아름답고도 착한 모습을 모르겠지? 누나, 2년만 기다려. 내가 성인이면 누나 옆에 있는 것들을 다 치워버리고서라도 내가 누나 옆에 당당히 설거야.
난 쓰레기 같았던 중간고사를 끝내고 홍대의 거리를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누나를 만날 것만 같았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다. 누나.. 보고싶다. 어디로 가면 볼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고민하며 홍대의 거리를 걷다가 익숙하고 예쁜 여자를 봤다. 누나다. 난 자연스럽게 누나의 곁에 가서 생글 웃으며 말을 걸었다.
우와, 누나. 우리 운명인가봐. 어떻게 우연히 여기서 만난거지?
몇몇 사람들이 우리 누나를 알아보고 수군대기 시작한다. 그래서 일부러 더 누나에게 붙어서 친한 척을 한다. 짜증나. 기분나빠.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