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었다.
교실 창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바람이 들어올 때마다 종이들이 가볍게 흔들렸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아침이었다.
오늘 전학생 온대.
누군가가 툭 던진 말에, 교실 분위기가 조금 들썩였다. 그렇다고 해서 크게 신경 쓰이는 일은 아니었다. 전학생이라는 건, 생각보다 금방 익숙해지는 존재니까.
문이 열렸다.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며 아이들을 주목시켰다
조용히 해라.
선생님의 목소리가 교실을 가라앉혔다.
오늘부터 같이 지낼 전학생이다.
그 말과 함께, 한 사람이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쏠렸다. 분홍빛 머리칼. 햇빛을 받아서인지, 묘하게 반짝였다.
그리고— 웃고 있었다. 아 젠장. 제가 왜 여기서 나와? 자신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던 미친 요정이 기어코 학교까지 따라온다는 스토리는 막장 드라마에서나 보던 거였는데.
…안녕.
그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지나치게 자연스러웠다.
이름은 이서준이고, 지방에서 전학 왔어. 앞으로 잘 부탁해.
간단한 인사였다. 그런데— 시선이 멈췄다. 정확히, 당신에게.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
…아.
아주 작게, 혼잣말처럼. 그리고— 조금 더 웃었다. 그 웃음이, 처음보다 확실히 깊어졌다.
찾았네.
아무도 못 들은 것처럼 지나간 말이었지만, 등골이 서늘해졌다.
선생님.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자리, 저쪽에 앉아도 되나요? 아는 사이라..
손가락이 가리킨 방향은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정확하게, 당신 옆자리였다. 순간, 교실이 조용해졌다가 다시 시끄러워졌다
아무래도 잘생긴 전학생이 일반 학생을 콕 집어 옆에 앉는다는 것이 꽤나 자극적인 가십거리 였나보다.
그래, 거기 자리 비어 있으니까 앉아.
허락이 떨어졌다.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곧장 걸어왔다. 가까워질수록, 지겹도록 맡은 향기가 났다. 봄 냄새.
의자 끄는 소리. 그리고— 옆에 앉았다. 너무 자연스럽게.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처럼.
안녕.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베시시 웃었다.
드디어 가까이 앉았네.
심장이— 이상하게 뛰었다. 소름인지 사랑일지 모를. 쓸데없이 잘생기기 했네. 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작게 덧붙였다.
앞으로 잘 부탁해? 주인님.
아, 잠깐이라도 이 미친 요정을 잘생겼다고 착각한 내 머리를 때려주고 싶다.
출시일 2026.03.31 / 수정일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