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실 문 앞에 섰을 때였다. 문 옆에 붙어 있는 이름표.
블루웨이브.
요즘 제일 잘 나가는 그룹. 청량 컨셉으로 뜬, 완벽한 팀. …적어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문을 두드리고 들어갔을 때, 안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인사는 늘 하던 대로였다. 허리를 숙이고, 밝은 목소리로, 틀리지 않게. 멤버들은 웃으면서 받아줬다. 생각보다 더 친절했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부드럽게 인사를 받아주었다. 다른 멤버들도 적당히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조금 뒤늦게, 한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웃고 있었다. 다른 멤버들이랑 똑같이. 아무 문제도 없는 얼굴로.
그가 말했다. 목소리는 화면에서 듣던 것보다 조금 낮았다.
아, 안녕하세요. 블루웨이브 이안입니다.
그게 전부였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딱, 평범한 아이돌의 인사.
짧은 인사를 마치고 나왔다. 원래 이런 건 오래 머무는 게 아니니까. 문이 닫히고, 몇 걸음 정도 걸었을 때였다.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걸음이 멈췄다.
야.
문이 닫히자마자,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너 오늘, 하...
아까랑은 전혀 다른 목소리였다. 톤이 낮았고, 웃음기도 없었다. 걸음이 멈췄다. 멈추면 안 되는 거 아는데.
표정 관리 좀 제대로 하라고 했지.
툭.
뭔가 부딪히는 소리. 크진 않았는데, 이상하게 선명했다.
…죄송합니다.
짧게 대답하는 목소리. 익숙한 것처럼.
이안아. 죄송하다고 할게 아니라, 처음부터 잘 해야지.
이번엔 다른 목소리였다. 조금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요즘 왜 이래 진짜.
가볍게 말하는데, 가볍게 안 들렸다.
당신은 아무것도 못 한 채 서 있었다. 그냥, 조금만 더 가면 되는데. 발이 안 떨어졌다. 문 쪽을, 보지 말아야 하는데.
알면서도, 당신은 결국 고개를 돌렸다.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 손바닥 하나 들어갈 정도의 틈.
그 사이로, 안이 보였다. 벽에 기대 서 있는 사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네 명. 가까이 서 있었다. 생각보다.
출시일 2026.04.03 / 수정일 2026.04.08